[소치올림픽] 美 소 팔아 딸 뒷바라지... 딸은 금메달로 보은

[소치올림픽] 美 소 팔아 딸 뒷바라지... 딸은 금메달로 보은

기사승인 2014-02-13 11:05:00
[쿠키 스포츠] 아버지는 소를 팔아 딸을 뒷바라지했고, 딸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 은혜를 갚았다.

12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치 로사 쿠토르 익스트림 파크에서 열린 소치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미국의 케이틀린 패링턴(25)이 91.75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은 패링턴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위를 기록했고, 2013~2014시즌 국제스키연맹 월드컵에서도 최고 성적이 5위에 불과했지만 소치에서 ‘깜짝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패링턴은 기자회견에서 금메달을 따내기까지의 사연을 털어놓아 다시 한번 팬들을 놀라게 했다.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한 이후 큰 대회에 나가면서부터 아버지가 내 뒷바라지를 위해 농장의 소를 내다 파셔야 했습니다. 결국 우리 농장에서 소가 모두 사라졌죠. 선 밸리 스키교육재단의 지원을 받지 못했다면 말들도 모두 팔아야 했을 겁니다.”

패링턴은 미국 북서부 내륙 아이다호주의 시골 농장에서 태어났다. 스키를 좋아했던 패링턴은 11세 때부터 어머니에게 스노보드를 배웠다. 패링턴의 언니 제슬린도 스노보드 선수다. 고등학생 시절엔 우시장에 소를 팔러 나가는 아버지를 도와 트럭에 소를 싣는 일을 거들었다.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부모님을 꼽은 패링턴은 이렇게 말했다. “스노보드를 타다가 힘들어 할 때면 부모님은 ‘카우걸, 힘내’ 하고 격려해 주셨어요. 농장에서 보낸 유년시절이 지금의 나를 터프걸로 만들었고, 오늘 올림픽 챔피언으로 만들었습니다. 금메달을 땄으니 이젠 부모님이 나를 위해 팔았던 소를 아까워하지 않으실 것으로 믿어요.”

패링턴도 다른 선수들처럼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2009년 무릎 수술을 받았고, 2012년 초엔 손목이 부러져 또 수술대에 올랐다. 패링턴은 깁스를 한 채 2011~2012시즌을 보냈다. 패링턴은 지금까지 다섯 차례나 손목이 부러졌다. 지난해 1월엔 캐나다 퀘벡에서 훈련하다 엄지손가락이 부러지기도 했다.

어려운 가정형편과 부상 속에서 챔피언을 꿈을 키워 가던 패링턴은 마침내 소치올림픽에서 전 올림픽 챔피언 세 명을 모두 제치고 당당히 우승했다. 2010 밴쿠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토라 브라이트(호주), 2002 솔트레이크시티 챔피언 켈리 클라크(미국)는 각각 은메달, 동메달에 그쳤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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