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오너家 지분매각… 일감 몰아주기 회피용?

현대백화점 오너家 지분매각… 일감 몰아주기 회피용?

기사승인 2014-02-27 22:18:00
[쿠키 경제] 현대백화점그룹 일가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지분매각이라는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은 보유 중이던 계열사 현대그린푸드 주식 252만7527주 가운데 60만주를 매각했다. 지분율도 2.59%에서 1.97%로 낮아졌다.

지난해 12월 현대그린푸드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를 보면 정 명예회장을 포함해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장남)과 정교선 부회장(차남) 등 대주주 일가의 보유 지분은 모두 합할 경우 29.92%다. 정부의 재벌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인 30%에 근소하게 못미치는 수치다.

지난해 8월 제출한 반기보고서와 비교할 경우 정 회장과 정 부회장 지분율은 각각 12.67%, 15.28%에는 변동이 없고 정 명예회장 지분율만 줄어들었다. 당시 일가의 지분율 합계는 30.5%였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그룹은 총수와 친족이 발행주식 총수의 30%(비상장사는 2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계열회사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는 개정 공정거래법을 피하게 된 셈이다.

업계에선 하한선 30%를 정한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해 10월 입법 예고됐고, 시행 시점을 올 2월로 잡은 상황에서 현대백화점 오너 일가가 규제를 피하기 위한 사전 작업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오너 일가는 현대그린푸드 외에도 현대홈쇼핑, 한섬, 리바트 등 그룹 35개 계열사의 지분율도 모두 30%를 넘지 않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의 지분 매각은 개인적인 자금 필요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경청호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이날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1975년 현대그룹으로 입사한 경 부회장은 78년부터 현대백화점에서 근무하면서 기획조정본부장, 기획조정본부장과 부회장직을 맡으며 정 회장을 보좌했다, 앞으로 그는 상근고문역을 맡아 그룹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그룹 기획조정본부장은 이동호 사장이 계속 맡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서윤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