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안철수, 통합신당 창당 왜?… "정치사에 남을 충격적 사건""

"민주당·안철수, 통합신당 창당 왜?… "정치사에 남을 충격적 사건""

기사승인 2014-03-02 20:22:00
[쿠키 정치]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일 전격적으로 통합 신당 창당에 합의한 것은 정치사에 남을 만한 충격적인 사건이다. 기초선거 무공천 여부를 놓고 코너에 몰렸던 김 대표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잭팟을 터뜨렸고, 안 의원은 새정치를 들고 기성정치의 깊은 바다 속으로 뛰어드는 모험을 택했다. 안 의원은 지역 조직과 인재 영입의 열세, 자금 부족 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끝내 독자적 신당 창당을 포기했다.

◇코너에 몰린 김(金)·안(安)의 깜짝 승부수=김 대표와 민주당, 안 의원 모두 이대로 지방선거를 치렀다가는 정치적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합 신당 창당 발표 전까지 김 대표와 안 의원은 정치적으로 코너에 몰렸었다. 김 대표는 본인 주도로 전당원투표까지 이끌어낸 기초선거 무공천의 철회 압박에 시달렸고, 당 안팎에서 지방선거 참패론이 불거진 상황이었다. 486초·재선 모임인 ‘더 좋은 미래’ 등 당내 일부가 조기 선대위 구성 및 조기 원내대표 경선을 요구하는 등 리더십도 흔들렸다.

안 의원은 한발 앞서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했지만 새정치를 위한 결단이라는 긍정적 평가 보다는 인재영입 실패에 따른 고육지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었다. 사실상 기초선거를 포기했다는 비판도 나왔고, 무공천에 반발한 지역 조직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은 통합 신당 창당을 통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 대표와 안 의원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주 극소수만이 지난달 28일 이후 급변한 흐름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철저히 두 사람의 작품”이라며 “누가 안 의원에게 독자 신당 창당을 포기하고 민주당에 들어오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양측이 극도의 보안 속에 단 사흘 간의 논의로 신당 창당을 결정지었다는 점은 양측이 얼마나 급박한 상황에 몰렸는지를 반증하고 있다.

◇안철수 측 “호랑이굴로 들어가는 심정”=통합 신당 창당 합의는 사실상 김 대표와 민주당의 승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민주당은 안철수 신당 측에 정당지지율이 크게 밀리면서 지방선거 이후 야권 정개개편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반면 안 의원은 자력으로 새정치 실현이 불가능하다는 현실과 타협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는 정치쇄신에 가장 중요한 공약이었고 또 기득권을 내려놓는 가장 중요한 상징적 의미가 있었던 부분”이라며 “(민주당이) 이를 포기하는 모습을 보인 결단이 가장 중요한 계기였다”고 창당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나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독자 신당 창당 약속을 뒤집으면서 후폭풍과 비난에 시달리게 됐다. 안 의원 측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맨손으로 호랑이굴에 자기 발로 들어가는 심정으로 새로운 정치를 추구하고자 했던 의지와 목표를 관철시키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특히 경기도지사와 부산시장 후보로 영입에 나선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나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끝내 움직이지 않자 독자 신당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장 후보도 딱히 없었다. 게다가 최근 호남 지역에서는 안 의원의 새정치연합 지지율이 민주당에 추월되는 모습을 보였다.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기더라도 3자 구도를 통해 독자세력화를 추진할 동력을 잃고 있었던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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