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뒤흔든 '별그대' 열풍에 미국도 '깜짝'… 中 "왜 우린 이런 드라마 못 만드나""

"대륙 뒤흔든 '별그대' 열풍에 미국도 '깜짝'… 中 "왜 우린 이런 드라마 못 만드나""

기사승인 2014-03-09 20:15:00

중국 대륙을 뒤흔들고 있는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열풍에 미국도 깜짝 놀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한국 드라마가 중국의 모범이 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중국발 기사를 전지현·김수현의 사진과 함께 1면 및 인터넷판 헤드라인에 실었다. 미국 드라마나 수입해 방영 중인 드라마도 아니고, 한국 드라마의 중국 내 흥행을 다룬 것 자체가 무척 이례적이다.

WP는 “중국은 최근 테러사건에 고위관리들의 부패, 경제성장 둔화 등 수많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그런데 최근 열린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한국 드라마 열풍”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외계인이 400년 전에 우연히 지구에 도착해 스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드라마 설정은 서구 시청자들에게는 이상하게 들릴 정도지만 중국 지도자들은 ‘왜 중국은 이런 히트작을 만들지 못하느냐’고 한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최고지도부 권력 서열 6위 왕치산(王岐山)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지난 5일 ‘별그대’를 극찬한 발언도 소개됐다.

WP는 특히 “‘별 그대’의 엄청난 인기는 2008년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쿵푸 팬더’ 이후 또다시 자국 문화에 대한 중국인들의 자부심에 큰 타격을 줬다”며 “이번에 중국이 느끼는 불안감은 (쿵푸 팬더 때보다) 더 심하다. 중국이 오랜 기간 스스로 동아시아 문화의 근원이라고 여겼지만 일본의 만화와 한국의 드라마가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기사를 본 미국 네티즌들도 ‘별 그대’ 인기에 크게 놀라고 있다. ‘어떤 드라마지? 한 번 보고 싶다’ ‘미국 내 현안들도 많은데 중국에서 한국 드라마가 히트한 것까지 보도하나’ ‘한류가 대세는 대세인 모양’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WP가 주목했을 정도로 중국 내 ‘별 그대’ 신드롬은 상상을 초월한다. 극중 천송이(전지현 분)의 옷과 화장품, 액세서리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21일 상하이를 방문하는 전지현을 두고 벌써부터 방송사들의 ‘모시기’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출연료만 4억원을 넘게 받은 김수현은 지난 8일 전세기를 타고 중국을 방문해 철통 보안 속에 예능 프로그램을 녹화했다. 김수현을 보기 위해 입장권 한 장의 가격이 3만 위안(약 520만원)까지 치솟았고 입장권 액수를 따지지 않는 ‘백지 입장권’도 나돌았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드라마평론가)는 “시청자들에게 쉬운 로맨틱 장르물에 스타성이 높은 배우들이 출연해 흥행몰이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데 중국 정치인들과 미국 유력 일간지가 주목했다는 것 자체가 기현상”이라며 “경제발전을 거듭하는 중국이 고부가가치 산업인 대중문화 성장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WP가 특별히 주목한 것에 대해선 “할리우드 시스템으로 전 세계를 공략하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 중국의 대중문화 트렌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강조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 만큼 자국 문화에 우월감이 높은 나라도 없을 것”이라며 “단순히 드라마 한 편의 히트가 아니라 한국 대중문화로 파생된 한류 파괴력에 두 나라가 놀라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