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26포인트(1.03%) 내린 1954.4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주춤했다. 기관투자자가 펀드 환매로 추정되는 매물을 쏟아내면서 주가를 떨어트렸다. 이날 기관은 2793억원, 외국인은 493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개인이 3215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주가를 방어하기에는 부족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주식을 대거 환매한 건 지난 주말에 나온 수출 등 중국 경제지표가 기대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 탓이다. 하이투자증권 박석중 연구원은 “중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이달부터 반등 추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다수 업종이 하락세를 보였다. 전기가스업이 2.04%로 가장 크게 내렸고 은행, 운수창고, 전기전자, 화학업 등이 1% 넘게 떨어졌다. 반면 의료정밀업은 ‘싸이’ 효과를 등에 업고 5.36%나 올랐다. 의료정밀업은 싸이 테마주인 ‘디아이’가 싸이의 컴백 소식에 13.36%나 뛴 것이 영향을 크게 줬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장주 삼성전자가 전 거래일보다 1.42% 내리는 등 대부분 업종이 하락했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자동차 3형제는 각각 0.63%, 0.82%, 1.44%씩 내려갔다. 반면 최근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네이버는 이날도 3.27% 오르며 시가총액 4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내리막을 걸어 간 하루였지만 긍정적 전망도 여전히 나온다. 주식시장이 2011년 이후 정체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경기회복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는 것이다. KB투자증권 김성노 연구원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와 현재의 가장 차별적 변수는 경기회복 속도와 부동산 시장 회복으로 건설수주가 뚜렷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향후 소비자물가가 상승추세를 보이고 상품지수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우선주 선호현상이 짙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연초 이후 가장 상승률이 높은 상위 20개 종목 중 13개 종목이 우선주였다. 우선주는 배당 수익률이 보통주보다 높고 기업 청산 때 우선적 지위를 가진 주식을 말한다. 다만 의결권이 없어 주가가 보통주보다 다소 낮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지수가 박스권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자 배당을 노린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가격이 뛴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