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 미만 영유아, ‘급성 세기관지염’ 주의

2세 미만 영유아, ‘급성 세기관지염’ 주의

기사승인 2014-03-12 09:50:00
[쿠키 건강] 독감바이러스로 인한 급성 세기관지염으로 병원을 찾는 영유아들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모세기관지염이라고 했지만 정식 명칭은 급성 세기관지염이다. 주로 2세 미만에서 발병하는 급성 세기관지염은 말단 세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산소교환이 잘 안 되는 질환이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주된 원인이지만 올해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경우가 많다. 폐까지 이어진 1차선 도로에 그 어떤 장애물이 생겨 산소가 원활하게 전달되지 못해 숨을 쉬기 힘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2~3일 간의 잠복기를 거쳐 콧물과 코막힘, 미열, 기침과 같은 감기 증상이 나타난 뒤 점차 호흡이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호흡수가 빨라지고 심장박동수가 증가한다. 코가 심하게 벌렁거리거나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횟수가 잦다. 증상이 천식이나 폐렴과 비슷해 혼동하기도 한다.

특히 아기들은 밤에 기침이 심해져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수유가 어려워 잘 먹지 않는다. 편하게 눕는 것을 꺼리고 끙끙 앓는 소리를 하다가 지치거나 보채는 경우도 많다. 심하게는 입술과 손가락 주변이 푸른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호흡이 곤란해 숨을 내쉬는 시간이 길어지고 늑골과 가슴 밑이 꺼지기도 하며 수분 발산이 많아져 탈수증에 빠지기도 한다.

전유훈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인플루엔자의 전염성이 강해 급성 세기관지염을 앓는 아이를 안고 수유하거나 돌보는 엄마들 역시 기관지염을 앓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급성 세기관지염이 돌 무렵의 아기가 잘 걸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 번째는 뱃속에서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생후 9개월 이후 고갈됐기 때문이다. 만 9개월 이전에는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있어 큰 질병에 걸리지 않지만 돌 무렵이 되면 쉽게 감기 또는 질병에 걸리게 된다.

두 번째는 성인에 비해 기관지가 몹시 얇은 특성 탓이다. 세기관지는 기관지 중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있으면서 얇은데 영유아는 성인에 비해 매우 가늘어 적은 양의 염증으로도 쉽게 막힌다. 특히 미숙아는 폐가 또래 아기들에 비해 미성숙해 심호흡계가 취약할 확률이 더 높다.

한편 워킹맘의 증가로 일찍부터 어린이집에서 생활하는 영유아가 증가한 것도 관련이 크다. 많은
영유아가 함께 생활하는 장소는 다양한 바이러스와 세균이 전염되기 쉽다. 모유 대신 분유를 먹이는 인공수유가 늘어난 것도 그렇다. 분유 성분이 좋아졌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보호인자가 풍부하게 들어있는 모유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한편 증상 완화를 위해 수유를 조금씩 자주하고 수분 섭취를 늘리며 습도를 조절해주는 대증치료를 하지만 영아는 탈수나 호흡곤란으로 응급 상황에 빠질 수 있어 입원 치료를 권한다. 생후 3개월 이내 또는 미숙아나 심장질환이 있는 아이는 특히 위험하다.

치료는 산소를 투여해 저산소증이 생기지 않도록 한다. 정맥을 통해 수액으로 탈수를 예방하고 영양분을 공급한다. 전해질 교정도 실시한다. 호흡이 불편하면 아기들이 수유를 거부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중단해서는 안 된다. 자칫하다가는 탈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 조금씩 자주 먹이고 잘 때는 상체를 30~40도가량 높여 숨쉬기 편안한 자세를 취해준다. 세기관지염이 반복된다면 천식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
일부에서는 세기관지염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 천식으로 이어진다고 알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세기관지염과 천식의 증상이 비슷해 오진하는 경우도 있다.

전유훈 교수는 “추운 날씨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고 환기를 잘 하지 않는 겨울철과 환절기에는 바이러스가 서식하기 좋고 전파되기도 쉬우므로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 다녀오면 꼭 손을 닦고 개인위생에 주의해야 한다. 기침하는 환자는 마스크를 쓰거나 입을 가리고 기침하는 예절을 지켜야 전파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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