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해부] 4월 日 소비세 인상, 한국에 어떤 영향 미칠까

[집중해부] 4월 日 소비세 인상, 한국에 어떤 영향 미칠까

기사승인 2014-03-30 20:40:01
[쿠키 경제] 일본이 4월부터 17년 만에 소비세를 인상함에 따라 일본의 경기 부침 여부와 그에 따른 한국 경제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소비세는 다음달 1일부터 5%에서 8%로 3% 포인트 인상된다. 소비세 인상은 1997년 3%에서 5%로 올라간 뒤 처음이다.

흔히 엔저로 최근 일본의 수입 물가가 상승한 가운데 소비세가 인상될 경우 소비 심리가 악화돼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일본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월에 전년 동월대비 1.3% 상승하면서 9개월 연속 올랐다. 시장은 현재의 물가상승률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본은 그러나 소비세 인상에 따른 경기둔화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을 이미 짜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세대 성태윤 경제학부 교수는 30일 “일본 정부가 소비세 인상과 함께 추구한 것이 대기 업을 중심으로 임금인상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 정부 의도가 성공한다면 일반 국민의 구매력 감소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본은행이 적극적으로 양적완화를 지속시키려는 정책 행위를 예고하면서 소비세 인상의 부정적 측면이 상당부분 희석될 수 있다고 성 교수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에마 러슨 호주국립은행(NAB) 선임통화전략가는 미국의 경제전문채널 CNBC에 “일본은행이 소비세 인상 직후 경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할 것이므로 4월에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한두 달 뒤에는 추가 양적완화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소비세율이 도입된 1989년, 인상된 1997년과 비교해 재무건전성 개선, 기업 설비투자 증가 등 일본 경제의 완충 장치가 탄탄해진 만큼 소비세 인상이 장기간 침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 소비세 인상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전망은 긍정과 부정이 혼재돼 있다. 성 교수는 “일본의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엔저 경향이 지속될 경우 우리 실물부문에게는 수출경쟁력 저하 등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LG경제연구원 이지평 수석연구위원은 “일본 기업의 투자성향이 나쁘지 않고 고용상황도 호조여서 소비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건실한 성장이 예상된다”며 “그럴 경우 엔저가 엔고로 돌아설 수 있고 이는 우리 기업에게도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 이준협 연구위원은 엔화 약세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신흥국 불안 등의 세계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안전자산인 엔화가 우려할만큼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엔화 약세 때문에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통념도 예전보다는 덜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최근 엔저 이후 한·일 교역 비교’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지난해 사상 최대인 441억 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반면 일본의 무역수지는 역대 가장 많은 1176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고세욱 조민영 기자 swkoh@kmib.co.kr
고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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