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시가 최근 투표 독려 현수막을 불법 현수막으로 간주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면서 다른 자치단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7일 시에 따르면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거리 곳곳에 내건 투표 안내 현수막을 불법으로 간주해 지난 2월 28일부터 최근까지 300여장을 철거했다. 시는 현수막을 통해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는 공직선거법에 저촉되지 않으나 지자체에 허가·신고 절차 없이 지정게시대 외에 내건 현수막은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위반으로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민병전 광고디자인 담당은 “2012년 대선 때부터 투표 독려 현수막이 거리를 도배하면서 도시 미관을 해치고 보행자의 통행에 큰 불편을 초래했다”면서 “안전행정부에 질의한 결과 해당 현수막이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위반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청주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투표 독려 현수막 철거에 나서자 전남 여수·목포, 서울 강남구 등 전국 30여개 지자체로부터 문의가 이어졌다. 그동안 지자체들은 후보자들의 현수막을 철거할 경우 각 정당으로부터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우려 때문에 단속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이러한 가운데 강원도 양구군도 투표 독려 현수막 철거에 나서기로 했다. 군은 지난 3일 신고 없이 불법으로 설치한 후보자들의 현수막을 철거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후보자들에게 일괄 발송했다. 또한 후보자들의 현수막 게첨을 위해 지정게시대 10개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예비후보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한 예비후보는 “지정게시대가 광고현수막으로 가득 차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현수막을 게시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행정기관이 정치활동을 제한하고 있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청주=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