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 선대위원장의 12일 서울 한양도성 답사에 길잡이로 나선 역사학자 전우용씨가 개인 트위터에 후기를 썼다. 전씨는 “‘행정은 살림하는 것과 비슷하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면서 답사 도중 박 시장과 시각장애인 및 문 의원이 나눈 대화 한 토막을 소개했다.
한국사 전공자인 전우용씨는 트위터에 “낮에 박원순 시장, 문재인 의원과 함께 한양도성 길을 걷던 중 시각장애인을 도와 함께 뛰던 사람이 갑자기 일행 앞에 나섰습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이 사람이 “남산엔 마라톤 하는 시각장애인이 많은데, 예전엔 탈의실이 있던 것을 오세훈 시장 때 불법 시설물이라고 없앴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때부터 전씨는 두 번째 트윗 글에 자신이 들은 대화를 옮겼다.
“그런데 시장님이 그 불법 시설물을 다시 만들어줬습니다. 감사 인사를 하고 싶습니다”
그 말을 들은 박 시장.
“샤워 시설은 있나요?”
이번에는 장애인 마라토너가 말했습니다.
“만들어 주시면 좋죠.”
다시 박시장,
“그렇게 되도록 해봐야 겠네요”
전씨는 세 번째 트윗 글에서 박 시장이 문 의원에게 “장애 없는 사람들은 관심 갖지 않는 것들도 저 분들에게는 정말 절실한 경우가 많아요. 눈에 잘 안 띄지만 시민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것들을 찾아 집안 살림하듯 세심하게 챙기는 게 행정인데…”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씨는 총평으로 “눈에 안보이는 구석의 먼지까지 깨끗이 청소하는 주부더러는 ‘일 안하고 논다’하고, 빚내서 비싼 가구나 사들이는 주부더러는 ‘일 잘 한다’는 집안이 있다면, 그 집안은 곧 망합니다”라고 했다. 네티즌들은 “샤워시설은 있나요 이 한마디에 왜인지 모르게 몇분간 멍하니 생각했다”라거나 “카드빚 내서 홈쇼핑 즐기는 주부가 있는 집도 곧 망한다”라며 동조했다.
역사학자인 전씨는 2010년 국민일보에 ‘전우용의 공간 너머’를 연재한 바 있다. 팔로어 8만명 이상을 확보한 그는 프로필에 “트윗은 개인 편집 미디어라 생각합니다”라며 “광고 욕설 음식 얘기 없는 미디어를 지향합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조선일보의 무단 발췌 인용을 엄금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전우용씨 트위터(@histopian), 윤호중 의원 트위터(@dpcorea)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