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광주 의원 5명 "윤장현 지지"… 무슨일이 벌어졌나?"

"[이슈분석] 광주 의원 5명 "윤장현 지지"… 무슨일이 벌어졌나?"

기사승인 2014-04-14 00:02:00
[쿠키 정치] 새정치민주연합의 광주 지역 국회의원 5명이 13일 6·4지방선거 광주시장 후보로 윤장현 전 새정치연합 공동위원장에 대한 지지를 공개 선언했다. 윤 전 공동위원장은 안철수 공동대표 쪽 사람이다. 이들의 공개 지지선언은 광주의 정치적 상징성, 안 대표의 개혁공천 방침과 맞물리면서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광주시장 경쟁에서 다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던 강운태 시장과 이용섭(광주 광산을) 의원은 “나눠먹기식 구 정치”라며 즉각 반발했다. 기초선거 무공천 번복으로 코너에 몰린 안 대표의 정치적 반격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광주발 개혁공천의 신호탄?=김동철 강기정 장병완 박혜자 임내현 의원은 광주시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장현 예비후보는 명망이나 경력은 화려하지 않지만 지역 주민을 위해서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일할 능력과 의지를 가지신 분”이라며 “새 정치를 완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윤 예비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광주에서 시작된 거대한 새 정치의 바람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반드시 지방선거 승리와 정권교체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강 시장은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새 정치의 정신에 정면 역행하는 것이자 구 정치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이 의원도 “개혁공천이 실제로는 민심을 외면한 채 5대 5 지분을 통해 나눠먹기 하려는 것이 아닌 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새 정치와 개혁공천을 빌미로 한 불공정한 담합정치며 시민의 선택권을 빼앗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 최고위원인 박 의원과 광주시당위원장인 임 의원에 대해서는 당직 사퇴를 촉구했다. 광주 지역 새정치연합 의원은 총 7명으로 기자회견에 불참한 박주선 의원은 “특정인 지지는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원 5명 지난달 긴급 회동,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현역 의원 5명의 깜짝 선언에 광주는 발칵 뒤집혔다. 새정치연합 광주시당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통합 선언 때보다 더 큰 충격”이라고 지역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전했다.

윤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한 의원 5명은 지난달 21일 광주 모처에서 긴급회동을 가졌다고 한다. 강 시장과 이 의원의 경선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윤 예비후보는 가려졌고, 새 정치 이슈도 사라졌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통합 신당 창당이 선언됐지만 광주시장 선거가 광주의 미래가치에 대한 논의의 장이 되기보다는 후보 간 세력싸움이 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윤 예비후보를 지지하자는 결정을 내렸고, 김한길 공동대표 등 당 지도부에도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다음 날 강 시장과 이 의원을 차례로 만나 “지방선거에서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고, 강 시장과 이 의원은 상당한 서운함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강기정 의원은 “내부적인 문제라 그동안 공개를 안했으나 경선과정의 우려했던 문제점들이 계속 반복돼 공개논의로 전환했다”며 “(공개 지지선언으로) 광주가 어떤 선택을 하면 좋을 지에 대한 가치논쟁, 안철수의 새정치를 다시 살려낼 수 있는 방법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安), 대대적 개혁공천 모멘텀 삼을 듯=강 시장과 이 의원 측은 이번 공개 지지선언이 전략공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크게 경계하고 있다. 당 지도부와 의원 5명이 호남 물갈이라는 명분으로 광주에서 분위기를 잡고 있다는 의심이다. 만일 윤 예비후보를 전략공천 할 경우 두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선거판이 극도로 혼란스러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논란이 일자 한정애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전략공천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윤 예비후보의 지지율이나 조직력 등 전체적인 경쟁력은 강 시장과 이 의원 보다는 떨어진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정치적으로 예민한 광주의 민심이 전략적인 고민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대표 등 당 지도부는 광주의 움직임을 지렛대로 전국적으로 보다 대대적인 개혁공천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두 대표가 개혁공천을 말하고, 아래에서 자발적으로 개혁공천을 주장하게 된 상황이니 장기적으로 개혁공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정건희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엄기영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