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현지시간)까지 미국 나스닥은 폭락장을 경험했다. 나스닥 주가는 10일 129.79포인트(3.1%) 하락한데 이어 11일에는 54.37포인트(1.3%) 내려가며 3999.73으로 주말을 맞이했다. 나스닥이 4000선 밑으로 떨어지기는 신흥국 금융위기 우려가 번졌던 지난 2월 3일 이후 처음이다.
특히 페이스북은 나스닥이 추락한 이틀 동안 주가가 62.41 달러에서 58.53 달러로 떨어졌다. 트위터도 이 기간 주당 42.49 달러에서 40.05 달러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문제는 나스닥 기술주의 하락이 최근에만 벌어진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트위터는 고점이었던 지난해 12월 대비로는 무려 46.4%, 페이스북은 지난 3월 고점대비 19.4% 추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이 ‘기술주 거품’을 걱정할 만큼 하락곡선이 가파르다. 외국 기술주에 고스란히 영향을 받는 국내 대표 기술주인 네이버의 주가도 지난 11일 하루 동안 2만4000원이나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과거 야후·구글과 같은 포털 등의 기술주 상장초기와 비교하면 거품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한다. 신흥국 시장이 성장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철강·건설 등의 전통적인 업종의 주가가 뛰면서 최근에 다소 주춤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속도가 예상 수준을 빗나가지 않는 것 역시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을 당기고 있다. 올 들어 관심권 밖이었던 기술주가 성장할 여지가 높다는 의미다.
특히 네이버를 중심으로 한 국내 기술주는 외국 기술주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네이버 주가의 평가가 높은 것도 긍정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네이버의 12개월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41.05배로 세계 인터넷기업 중 세 번째로 높았다. KB투자증권 김성노 투자전략팀장은 “PER뿐 아니라 주가매출액비율(PSR)이 트위터·페이스북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 상태여서 투자매력이 존재한다”며 “다만 외국인 지분율이 56%가 넘어 이들에 의해 주가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