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원료 슬쩍 숨긴 고려은단 ‘반값비타민’, 소비자·약사 분통

중국산 원료 슬쩍 숨긴 고려은단 ‘반값비타민’, 소비자·약사 분통

기사승인 2014-04-15 10:28:00

[쿠키 건강] 고려은단이 이마트와 손을 맞잡고 출시한 비타민C 제품을 두고 약사단체와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값싼 중국산 원료를 사용해 대형마트에 PB제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돼 소비자들과 약사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15일 “고려은단이 값싼 저질의 원료를 사용해 약국의 반값으로 비타민을 대형유통마트에 공급한 것은 약국을 자신의 마케팅 도구로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약사회는 “과거 고려은단이 약국에서 비타민C 제품을 판매하면서 성장했지만 이러한 과거를 뒤로 하고 대형마트에 저가 제품을 공급해 약국이 과도한 마진을 남기는 듯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약사들 사이에서 고려은단 저가 제품 논란이 확산되며 약국가에서는 고려은단 비타민 제품을 속속 반품하는 상황이다.


논란의 시작은 고려은단이 이마트와 손잡고 출시한 반값 제품 때부터이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비타민C 1000’과 ‘프리미엄 비타민C 1000’ 두 종류로 각각 9900원과 15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약국에서 판매하는 비타민C 1000 제품의 경우 이마트 제품에 비해 30% 가량 가격이 비싸다.

이를 두고 약사회는 “약국에 기반을 두고 성장한 고려은단이 마트와 손을 잡고 저가제품을 출시해 마치 그동안 약사들이 폭리를 취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며 “이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도록 권유하고 계도하는 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마트와 고려은단이 내놓은 PB제품에서 가격이 저렴한 비타민C 1000의 경우 중국산 원료를 사용했으나 원료를 표기하지 않은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프리미엄 비타민C 1000 제품에는 영국산 원산지를 표기했다는 점이다. 결국 약국에서 파는 비타민C 1000제품과 마트에서 파는 비타민C 1000제품은 원산지도 차이가 있는 등 동일 제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국에서 파는 비타민 제품이 더 비싼 것처럼 비춰질 우려가 있다는 게 이들 약사들의 설명이다.

소비자들도 중국산 원료를 표기하지 않고 판매한 비타민 제품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실제 일부 소비자들은 이마트에서 ‘비타민C 1000’ 제품을 구매할 때 원산지 표기를 묻기도 했다. 프리미엄 비타민에는 영국산 원산지가 표기돼 있지만, 가격이 저렴한 비타민 제품에는 원료가 표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소비자는 “이마트에서 구매한 비타민C 1000제품에는 원료 원산지가 표기돼 있지 않은 반면 프리미엄에는 영국산 제품이라고 표기돼 있어 의문을 가졌다”며 “중국산으로 만든 제품을 판매하면서 눈속임하는 격”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논란이 확산되자 고려은단 측에서는 상황수습에 나섰다.

고려은단 관계자는 “마트에 제품을 유통하기 위해서는 가격을 저렴하게 맞춰야 했기 때문에 중국산 원료를 사용했다”며 “더불어 소비자들이 중국산이라고 하면 제품 구매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포장에 표기를 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원료의 원산지를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아 원산지 표기를 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공장에서 찍어 나오는 제품의 경우 중국산 원료 제품이라고 포장 뒷면에 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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