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뒷談] 세종청사에 트럭으로 돌진해 사슴 머리 던진 부부… 왜?

[관가뒷談] 세종청사에 트럭으로 돌진해 사슴 머리 던진 부부… 왜?

기사승인 2014-04-16 03:02:03
[쿠키 사회] 15일 오전 9시30분쯤 환경부와 국토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이 입주해 있는 정부세종청사 6동 입구. 출입증을 부착하지 않은 1t 트럭 한 대가 차단기를 밀고 들어섰다. 트럭은 그대로 내달려 6-3동 현관문을 들이받은 뒤에야 멈춰 섰다. 운전자 이모(60)씨는 차에서 내린 후 건물로 들어와 자루에 담은 내용물을 집어 던졌다. 자루에서 쏟아진 동물 사체의 머리 부분이 현관에 뒹굴었고, 분뇨와 털도 이곳저곳으로 날렸다.

제지하는 이들에게 발길질까지 하며 이씨는 한동안 “행복청장 나와라”며 고함을 질러댔다. 경찰이 출동한 후에야 겨우 이씨는 제지됐고 곧 연행됐다. 트럭 조수석에 앉아있던 이씨의 부인은 남편이 끌려 나간 후 청사 로비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을 했다.

사연인즉슨 청사 인근(세종시 장군면)에서 사슴농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농장 인근의 도로 확장공사로 인해 지난 2월 사슴이 폐사하는 등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공사 소음 발생에 대해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공사 현장 등에서 시위까지 했으나 행복청이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고, 공사 후 제대로 피해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요지였다. 이씨의 부인은 “시위하다 경찰에 연행되기까지 했는데도 아무런 답이 없다. 너무 억울해서 이렇게 왔다”고 했다.

현관 주변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이들은 “청사까지 차를 몰고 들어온 사람이야 그렇다 쳐도 보안이 너무 허술한 거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차량을 몰고 정부청사 현관으로 돌진한 사람이 동물 분뇨를 던졌기에 망정이지 폭발물이었다면 어쩔 뻔 했냐는 얘기다. 한 공무원은 “지난해엔 보상금 문제를 놓고 유족이 차량을 몰고 청사로 진입해 관을 내려놓은 채 시위한 적도 있었다”며 “정부청사면 국가기간시설인데 이렇게 허술해서야 되겠나”라고 혀를 찼다.

세종=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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