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하는 이들에게 발길질까지 하며 이씨는 한동안 “행복청장 나와라”며 고함을 질러댔다. 경찰이 출동한 후에야 겨우 이씨는 제지됐고 곧 연행됐다. 트럭 조수석에 앉아있던 이씨의 부인은 남편이 끌려 나간 후 청사 로비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을 했다.
사연인즉슨 청사 인근(세종시 장군면)에서 사슴농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농장 인근의 도로 확장공사로 인해 지난 2월 사슴이 폐사하는 등 피해를 봤다는 것이다. 공사 소음 발생에 대해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공사 현장 등에서 시위까지 했으나 행복청이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고, 공사 후 제대로 피해 보상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요지였다. 이씨의 부인은 “시위하다 경찰에 연행되기까지 했는데도 아무런 답이 없다. 너무 억울해서 이렇게 왔다”고 했다.
현관 주변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이들은 “청사까지 차를 몰고 들어온 사람이야 그렇다 쳐도 보안이 너무 허술한 거 아니냐”고 입을 모았다. 차량을 몰고 정부청사 현관으로 돌진한 사람이 동물 분뇨를 던졌기에 망정이지 폭발물이었다면 어쩔 뻔 했냐는 얘기다. 한 공무원은 “지난해엔 보상금 문제를 놓고 유족이 차량을 몰고 청사로 진입해 관을 내려놓은 채 시위한 적도 있었다”며 “정부청사면 국가기간시설인데 이렇게 허술해서야 되겠나”라고 혀를 찼다.
세종=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