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非朴'의 선전… "내년에는 지방권력이 중앙정부에 도전하겠네""

"6·4 지방선거 '非朴'의 선전… "내년에는 지방권력이 중앙정부에 도전하겠네""

기사승인 2014-04-16 03:03:04
[쿠키 정치] 6·4지방선거를 앞둔 친박(친박근혜) 주류들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새누리당 경선에서 친박들이 미는 후보가 패하거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야당과의 대결도 아닌 당내 경선이라 승패에 대해 대놓고 싫은 척을 할 수도 없는 처지다.

◇비박(非朴)들의 선전…돕기는 하겠지만 찜찜=원희룡 전 의원과 홍준표 지사가 경선을 통해 이미 제주도지사 후보와 경남도지사 후보로 각각 선출됐다. 서울시장 경선에서는 정몽준 의원이, 경기도지사 경선에는 남경필 의원이 각각 우위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이들 4명이 야당 후보에 비해 앞서 있거나 초박빙 대결을 펼치고 있다. 또 이들 모두 잠재적인 대권 후보들이다. 울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김기현 의원과 충북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윤진식 의원도 비주류로 분류된다.

친박 주류 입장에서는 지방선거에서 결국 이들을 돕기는 하겠지만 찜찜한 구석을 떨쳐 내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한 친박 인사는 15일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새누리당의 차기 지방 권력이 중앙 권력에 도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경남 패배, 서울 고전…다른 친박들의 경선 승리도 장담 못해=친박 주류들이 경남도지사 경선에서 물밑 지원한 박완수 전 창원시장은 홍 지사에 패했다. 일부 친박 인사들은 박 전 시장의 패배에 대해 “충격”이라고 표현했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친박이 내심 선호하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정 의원과의 지지율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다른 친박 핵심인사들도 경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 친박 진영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부산에서는 당 사무총장을 지낸 서병수 의원이 옛 친이(친이명박) 권철현 전 주일대사와 힘겨운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인천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도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추격에 쫓기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에서도 친박 서상기·조원진 의원이 권영진 전 의원과 이재만 전 동구청장과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경선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친박 중에서 본선 진출이 최종 확정된 인사는 경북도지사 후보로 선출된 김관용 현 지사가 유일하다.

◇권력 누수 우려…친박 결집 계기 될 수도=친박들이 당내 경선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인지도 높은 인사들이 부족한데다 물밑 지원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 영남권 의원은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대중성이 있어야 하는데 박 대통령이 튀는 스타일의 정치인을 좋아하지 않아 친박 중에서는 인지도가 높은 의원들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른 친박 의원은 “과거에는 중앙당이 특정 후보의 승리를 위해 돈과 사람을 내려 보낼 수 있었으나 지금은 전달할 수 있는 게 ‘저 사람을 지지하라’는 메시지 밖에 없다”면서 “상황이 이러하니 중앙당이 특정 후보를 미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지방권력은 비주류의 아성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청와대로서는 그렇게 반길만한 상황이 아니다.

한 중진 의원은 “비박 광역시장·도지사가 청와대와 여당에 각을 세우면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권력 누수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비박 인사들이 세를 만들면 오히려 친박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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