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 전정희의 스몰토크]
1. 방송통신위원회가 18일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피해자 가족 등에게 상처를 주는 보도와 댓글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방통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악성 게시물을 모니터링하여 신속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인터넷 포털 측에도 이러한 게시물을 철저하게 모니터링 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2. 방통위는 또 지상파방송, 종합편성채널 보도 PP에 대해서 재난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방송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동시에 선정적인 보도나 사생활 침해 보도 행위는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습니다.
3. 앞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7일 세월호 참사 사고 관련, 네티즌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며 자정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방통심의위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생성, 확대되는 괴담성 말들이 유가족과 국민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괴담성 정보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는 등 불법정보 심의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었죠.
4. 사실 선정적 보도 문제나, 괴담성 댓글 및 정보 유통 문제는 16일 오전 지나면서 국민과 네티즌이 자체 정화한 상태입니다. 침몰 당일부터 포털은 공지를 통해 악성 댓글을 달지 말 것을 당부했고요.
5. 16일 침몰 1보가 알려지기 시작할 무렵 ‘언어 살인’과 다름없는 댓글이 넘습니다. 다들 경악했었죠. 이것이 우리 사회 공동체인가 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국민 및 네티즌 간 상식에 기초한 사회안전망을 가동해 지금은 그런 댓글 찾기 힘듭니다.
6. 문제는 방통위 등과 같은 정부의 태도입니다. 사고는 지난 16일 발생했고, 그 오전부터 온라인이 들끓었는데 18일인 이제서야 7줄 자리 ‘악성 댓글 자제, 선정적 보도 자제 당부’ 자료 한 장 달랑 내놓습니다. 그간 몇 건을 어떻게 처리했다는 얘기도 없습니다. 대응했다는 ‘윗선 실적용 보고’를 위해 사흘이 지나서 이러는 것 아닌가 의심이 갈 정도입니다.
7. 피해자 가족은 악성 댓글과 괴담성 정보, 사실 미확인된 보도 때문에 이미 상처 받을 대로 받고 포털, 언론,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는데 방통위가 이제사 하나마나한 7줄 자리 보도 자료 내는 식의 대응을 합니다. 이같은 탁상행정이 정부에서 어떻게 이뤄졌을지 짐작이 갑니다.
8. 방통위 등 정부는 ‘지휘’하지 말고 ‘실행’해야 합니다.
9. 사고 수습을 하는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이 담장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서 있는 얼뜨기 같습니다. 그러니 담장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고 생뚱한 발표로 날을 지새죠. 국민일보 쿠키뉴스 전정희 기자 jhj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