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유람선 침몰] 수학여행·현장학습 어떻게 해… 학교현장 혼란

[진도 유람선 침몰] 수학여행·현장학습 어떻게 해… 학교현장 혼란

기사승인 2014-04-18 19:26:00
[쿠키 사회] 경기도 고양시의 A초등학교는 17일 6학년생 학부모들에게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5월초로 예정된 수학여행의 진행 여부에 대한 의견을 묻고 18일까지 답변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이 학교는 학부모 의견을 집계한 뒤 21일 회의를 열어 수학여행 진행 가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의 B중학교는 이달 말로 예정된 수학여행을 취소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위약금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교육당국이 법적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긴 했으나 면책 여부가 애매해 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 이후 학교 현장이 혼란스럽다. 각급 학교 상당수가 4월말~5월초에 수학여행을 예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교육당국은 안전문제를 들어 사실상 수학여행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현장체험학습을 전면 보류하라는 지시를 내린 경기도교육청을 제외하면 명확한 지침은 없는 상태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김모(45) 교사는 18일 “안전점검을 하라면서도 수학여행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일선 학교에서 결정할 문제라고 한다”며 “수학여행 계약이 끝난 학교로서는 확실한 보증이 없으면 위약금 탓에 계약 파기를 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강행할 경우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어 진퇴양난”이라고 토로했다.

모든 현장학습을 보류하라는 지시에도 불만이 제기된다. 일부 학생들은 “배나 비행기 타는 것도 아니고 놀이공원 가는 현장학습도 취소됐다. 현장학습 대신 야간 자율학습 하란다”며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인해 현장학습을 가지 말라는 건 교통사고 난다고 차를 모두 없애라는 얘기와 마찬가지”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 교육청에 각급 학교가 예정했던 수학여행의 진행 여부를 파악해 보고해달라고 했다”며 “다소간 혼란이 있더라도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수학여행 진행 여부에 대해서는 일선 학교가 결정 전에 학부모의 의견을 다시 묻도록 했다. 수학여행을 결정할 때는 학부모 80%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사고 발생 후 상황이 달라진 만큼 다시 학부모의 동의를 받아 수학여행 진행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정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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