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번역가협회 김민영 회장

[인터뷰] 한국번역가협회 김민영 회장

기사승인 2014-04-20 18:18:00
[쿠키 문화] “번역을 통해 세상을 넓게 보고 사회를 더 좋게 만드는 데 일익을 담당하고 싶습니다.”

한국번역가협회 18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민영(66)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협회의 발전과 함께 사회봉사에 기여하는 협회상(像)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다문화가정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소통문제를 극복하는데 번역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명의식을 가지고 있다”며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 협회 차원의 봉사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언어적 이질감 극복으로 남북협력에 기여할 수 있도록 개성공단에서 한국어와 번역 강좌 개설을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내비쳤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협회의 주력사업인 ‘번역능력인정시험’을 확장·발전시키는 일에 우선 중점을 둘 계획이다. 1년에 3회, 3개 급수(1·2·3급), 7개 언어(영어 일본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에 걸쳐 실시되는 번역능력인정시험은 지난해 법무부 번역공증 자격요건으로 채택되는 등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번역능력인정시험이 처음 시행된 1994년에 초대 준비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김 회장은 “민간자격시험이지만 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것으로 협회는 자긍심을 갖고 있다”며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매 번 수백명 이상 응시하는 등 열기가 뜨겁다”고 소개했다. 그는 “문학이나 고전 번역과는 달리 경제, 외교, 무역 등 실용적인 분야에서 활약하는 번역가들을 배출하고 있다”며 향후 정부부처와의 협업, 국가자격시험으로의 전환 등을 추진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한국번역가협회는 번역가 지망생들을 위한 번역공개강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강좌에 이어 최근 이탈리아어 강좌도 신설했다. 김 회장은 “아랍어와 스페인어 강좌도 향후 추가하는 등 외연을 확충해 응시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협회는 이밖에 올해로 22회를 맞은 ‘신인번역장려상’ 제도를 통해 매년 영·한, 일·한, 중·한 부문의 신인번역가들을 발굴해오고 있다.

1000만명의 방문자수를 돌파한 파워블로거이기도 한 김 회장은 “블로그 활동으로 맺은 다양한 인맥으로 학계, 민간단체, 유관기관과의 협업 및 지원을 이끌어내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홍보 강화로 번역시장의 규모를 키워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세계번역가연맹(FIT) 총회에 가 보면 많아야 2~3명이 자비로 참여하는 우리에 비해 일본, 중국 등은 수십 명의 번역가가 정부 지원을 받아 참석한다”며 “정부에서 한국 번역계의 발전을 고민하는 비영리 민간기관에도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정건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