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선박 내 에어포켓의 존재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 세월호 내부에 있을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은 에어포켓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에어포켓은 배가 침몰했을 때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남은 공간을 뜻한다. 선체 일부가 수면 위에 떠 있을 때보다 에어포켓의 존재 가능성이 더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체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는 사실은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 선체는 수압을 받을수록 공기가 압축돼 에어포켓의 부피가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압은 10m 내려갈 때마다 1기압씩 증가하는데 세월호 선체는 현재 수면 10m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수면 위에 있을 때보다 기압이 증가해 공기의 부피가 절반 가량 줄어들었다는 의미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질소 중독도 위험 요소다. 일반적으로 수심 20m 아래 3기압 상태에서 공기를 마시면 지상보다 3배 많은 질소를 흡입한다. 체내 질소량이 증가하면 질소 중독으로 이어진다. 질소 중독은 술에 취한 것처럼 판단이 흐려지고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한다. 잠수부들이 오랜 시간 잠수 후 정신을 잃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선 세월호 침몰이 에어포켓과는 큰 상관이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배 안에 있던 기름이 유출되면서 그 구멍으로 바닷물이 들어가 그만큼 무거워진 배가 더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가벼운 기름이 빠져나간 대신 무거운 바닷물이 선내로 들어가면서 배 무게가 늘어나 침수된 만큼 에어포켓의 존재 여부와는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실제 사교 해역 주변인 전남 진도군 조도면 해상에는 세월호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인한 검은 띠가 사고 선박 주변으로 넓게 퍼져 있다. 기름은 17일 오후부터 새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해경은 세월호에 벙커C유 120㎘, 경유 50㎘가 적재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진 큰 어려움이 없지만 기름 유출로 인해 세월호에 대한 수색작업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만큼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름 유출량이 늘어나면서 해경은 수색과 방제를 병행해야 하는 이중고를 안게 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