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미국프로골프(PGA) 데뷔 2년만에 정상에 오른 노승열(23·나이키골프)은 중 3이던 15세때 국가대표로 발탁될 만큼 ‘골프신동’으로 주목받던 선수였다.
고 2때인 2007년 일찌감치 프로로 전향한 그는 2008년 아시안투어 대회인 미디어 차이나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해 아시안투어 신인상을 받았고 2010년에는 아시안투어와 유럽투어가 공동 개최한 메이뱅크 말레이시아오픈에서 18세 282일의 나이로 우승했다. 이 기록은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가 보유한 유럽투어 최연소 우승(18세213일)에 이어 두 번째 최연소 우승 기록이었다.
2010년 말레이시아오픈 우승으로 아시안투어 최연소 상금왕에 올랐던 노승열은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해 2012년부터 꿈의 무대인 PGA 투어에 진출했다.
하지만 그의 PGA 투어 도전은 만만치 않았다. 함께 PGA 투어 티켓을 따낸 배상문(28·캘러웨이)이 지난해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동안 노승열은 톱10에만 5번 드는 데 그쳤다. 2012년 AT&T 내셔널에서 공동 4위까지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나이키 골프가 2013년 그를 후원하기 시작했지만, 데뷔 후부터 써오던 골프 클럽을 바꾸면서 지난 시즌 극도의 부진에 빠진 그는 125위 밖으로 밀리면서 투어 카드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 파이널 대회에서 우승하며 2013-2014 시즌에 합류했고, PGA 투어 78번째 출전만에 취리히 클래식에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28일(한국시간) 현재 그의 랭킹은 세계 176위이지만 이번 우승으로 급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노승열은 그동안 세계적인 스윙 코치 부치 하먼에게 다양한 기술을 배우고, 2012년 3월부터 타이거 우즈의 스윙 코치인 숀 폴리의 지도를 받았으나 지난해 말 결별하고 새로운 코치를 찾고 있다.
캐디도 꼼꼼히 고르는 성격인 그는 2012년에만 세 차례 캐디를 바꿨고, 올 시즌에도 벌써 두 번째 캐디인 스콧 새즈티낵(호주)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노승열의 캐디백을 맨 새즈티낵은 트레버 이멜만, 스튜어트 애플비 등의 캐디를 봤던 베테랑이다.
노승열은 이번 대회에서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노란색과 검은색 리본을 모자에 달고 경기에 출전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저의 우승이 유가족들에게 힘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