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뼈있는 유머 대폭발… “푸틴이 노벨상 후보? 아무나 주니까”

오바마, 뼈있는 유머 대폭발… “푸틴이 노벨상 후보? 아무나 주니까”

기사승인 2014-05-06 16:33:00

[쿠키 국제] “2013년 제 구호는 컨트롤-알트-딜리트(컴퓨터 재부팅 키)였죠.” “요즘 노벨상은 아무에게나 주잖아요.” “힐러리가 케냐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울테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워싱턴 힐튼호텔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단과의 연례 만찬에 참석해 언중유골(言中有骨)의 날카로운 유머들을 쏟아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잦은 접속 문제로 골칫거리였던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안) 웹사이트를 언급하며 자조 섞인 농담을 했다. 그는 “(꽁꽁 얼어붙은 웹사이트가) 작년 최고 흥행작 ‘겨울왕국(Frozen)’의 영감이 된 것이 그나마 위안”이라며 “2008년 내 구호는 ‘그래. 우린 할 수 있어’였지만 2013년에는 ‘컨트롤-알트-딜리트’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로 껄끄러운 사이가 됐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요즘엔 노벨상을 아무에게나 주니까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다소 수위 높은 농담을 하기도 했다. 자신이 2008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자신에 대해 케냐 태생 의혹을 제기하며 대통령 자격 자체가 없다고 주장한 매체인 ‘폭스뉴스’도 겨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폭스는 저를 그리워할 것입니다. 힐러리가 케냐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하기는 더 어렵기 때문이죠”라고 풍자했다. 이 발언은 힐러리를 차기 대통령으로 기정사실화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백악관 기자단 만찬은 1920년부터 매년 열리는 워싱턴 언론계의 최대 사교행사다. 대통령이 평소보다 편안하게 말할 기회로 여겨지며 자신을 비꼬는 재치 있는 농담을 하는 전통이 있다. 1914년부터 시작돼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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