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백신’ 조스타박스, 대상포진 100% 예방?

‘효도백신’ 조스타박스, 대상포진 100% 예방?

기사승인 2014-05-09 06:31:00

가정의 달 맞아 무리한 ‘효도 백신’ 마케팅

[쿠키 건강] “5월 가정의 달, 부모님께 대상포진 예방백신 맞혀드리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세요.”

서울의 한 내과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아 대상포진 예방백신을 ‘효도 백신’이라고 소개하며 감성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상포진은 어렸을 적 감염된 수두바이러스가 몸 안 신경 속에 숨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진 노년기에 다시 활성화되어서 수두처럼 반점이 생기는 병이다. 타는 듯한 통증을 수반하는 것이 특징이며 드물게 시각손실이나 난청 등의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도 한다.

이처럼 대상포진은 바이러스성 폐렴과 함께 대표적인 노인성 감염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병·의원에 걸려 있는 홍보물에는 질환의 위험성만 강조될 뿐, 이를 예방하는 백신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

조스타박스를 제조한 MSD는 3만8546명의 60대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유효성과 안전성 시험(Shingles Prevention Study, SPS)을 시행한 결과, 대상포진의 발생률을 51% 감소시켰다고 발표했다. 이는 백신의 효과를 본 노인이 절반에 그친다는 이야기다.

질병관리본부의 한 관계자는 “대상포진은 바이러스가 침입해도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는 잠복감염의 한 종류여서 백신으로 효과를 보기에 어려운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은 위험한 병이긴 하지만 국내에서는 비교적 드물게 발생한다. 또한 앞서 보여준 백신의 유효성 연구에서 보듯이 현재의 예방백신은 대상포진에 걸릴 확률을 현저히 줄여주지 못한다.

노인용 대상포진 예방백신의 성분은 어린시절 접종하는 수두 예방백신의 성분과 거의 똑같다. 큰 차이가 있다면 들어가는 수두 바이러스의 함량이 대상포진 예방백신에서 더 높다는 점이다.

원인 바이러스가 동일한 수두와 대상포진을 두고 과거에 수두 예방백신을 맞은 사람이 성인이 되어서 대상포진 예방백신을 추가로 접종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 백신연구과 관계자는 “한번의 수두 예방접종을 통해 평생 면역이 지속된다는 의견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정답을 내릴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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