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세월호가 침몰 당시 조타실에 있던 승무원들이 승객 구조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진술이 또 나왔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사고 당시 조타실에 있다가 승무원들과 함께 구조된 필리핀 국적의 선상 가수 부부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한 결과, 선장과 선원들이 탑승객들에 대한 구호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부부는 조사에서 “당시 선장 이준석(69)씨를 포함해 선원 중 누구도 승객들을 위한 구호조치는 하지 않았다”며 “구조요청만 했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합수부는 이들이 사고 발생 당시 승무원을 제외하고 조타실에 있었던 유일한 외부인이자 목격자라는 점에서 진술이 보다 객관적이고 사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이 조타실 뒤쪽에 있는 방에 머무르다가 사고 직후 조타실로 이동해 화를 피한 점을 고려했을 때, 사고 초기부터 구조될 때까지 조타실 안에서 벌어진 일련의 상황과 승무원들 행적 파악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부의 진술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씨와 선원들이 고의로 승객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 살인 혐의까지 추가돼 기소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조타실은 선장과 항해사 등 운항 필수 요원만 들어가고 일반인은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곳이라는 점 등으로 미뤄, 승무원들이 평소 친분이 있던 이들 부부에게만 침몰 사실을 알려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