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12일 경기도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로 모여 들었다. 기성용(선덜랜드), 박주영(왓퍼드), 이청용(볼턴), 이근호(상주), 정성룡(수원), 이범영(부산), 김승규, 김신욱, 이용(이상 울산) 등 9명은 이날 1차로 소집돼 첫 훈련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도착한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이번 주에는 (선수들이) 컨디션을 회복하고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수들이 소속팀의 일정에 따라 입소하는 시기가 다르고, 몸 상태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홍 감독은 21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나설 계획이다.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은 19일까지 순차적으로 입소한다.
‘홍명보호’의 유력한 원톱 스트라이커인 박주영은 “국민들이 내가 월드컵에 가는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면 억지로 갈 생각은 없다”며 “국민 여러분이 날 믿어 준다며 브라질에 가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몫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파격적인 발언을 했다. 이어 “내가 태극마크를 단 이유는 나라를 위해, 국민을 대표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가지 말라고 한다면 나를 원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기 때문에 태극마크를 달고 뛰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주영은 봉와직염으로 조기 귀국한 뒤 대표팀 합류를 앞두고 파주 NFC에서 재활 훈련을 했다. 이 과정에서 ‘황제 훈련’ 논란이 일자 개인이 아니라 국가를 위한 것이었다며 항변한 것.
오른 무릎 건염 부상으로 조기 귀국한 기성용은 “두 번째로 월드컵 무대를 밟는데 이번이 더 설렌다”며 “러시아와의 첫 경기를 이기는 게 개인적인 목표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수들은 4년 전보다 어리지만 경험은 풍부하다. 팀이 하나가 도전한다는 각오로 브라질월드컵에 임하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이청용도 “첫 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팀 성적이 좋아야 나도 좋을 수 있다”며 러시아전에 올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내파들은 월드컵 무대에서 K리그의 위상을 떨쳐 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은 “K리그 선수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며 “세계 축구팬들에게 K리거의 강함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수비수인 이용은 K리거들이 많이 발탁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월드컵 무대에서 더 잘 뛰어 K리그 수준이 높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4년 전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탈락의 아픔을 가진 이근호는 “지금은 추억이 됐지만 그땐 힘들었다”며 “아픔이 있기에 더 집중하겠다. (세월호 침몰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좋은 성적을 올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소집된 선수들은 이날 오후 첫 훈련을 소화하며, 일부 선수들은 실내에서 몸을 푸는 것으로 첫 훈련에 들어간다. 파주=김태현 기자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