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한달도 남지 않은 브라질월드컵에 대비해 지상파 방송사들은 전문 해설위원과 연예인을 동원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들도 팔을 걷어 부치고 지원에 나서고 있다.
KBS는 2002년 한·일월드컵 주역인 이영표 해설위원과 조우종 아나운서를 투입했다. 선수경험이 풍부한 이 위원과 런던올림픽, 소치동계올림픽 및 프로축구 중계 경험이 풍부한 조 아나운서의 조합이 기대를 모은다.
KBS는 MBC나 SBS에 비해 해설진의 스타성이 약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으로 극복하겠다는 ‘비장의 전략’이 있다. 강호동을 필두로 한 ‘우리동네 예체능’은 축구편을 기획해 KBS 중계 띄우기에 나섰다. 조 아나운서도 ‘우리동네 예체능’ 멤버에 합류해 전술, 체력소모 등을 직접 체험했다.
MBC는 가장 신선한 시도이자 모험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 2월 소치동계올림픽에 이어 김성주 캐스터를 다시 기용했다. 축구선수 출신이자 ‘일밤-아빠 어디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안정환, 송종국을 투입해 ‘3인 체제’를 앞세웠다.
서형욱 해설위원은 지난 14일 MBC ‘라디오스타’에 ‘아빠 브라질 가’ 특집에 출연해 중계방송 홍보에 나섰다. 선후배인 안정환과 송종국은 이 자리에서 묘한 경쟁구도를 만들며 웃음을 유발했다. 브라질월드컵 중계도 이 같이 밝고 유쾌한 분위기로 이어진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간판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도 브라질월드컵 응원단 프로젝트로 힘을 싣기로 했다.
SBS는 ‘흥행 보증수표’ 차범근 해설위원과 배성재 아나운서를 메인으로 투입해 3사 중 가장 앞서 있다. 두 사람은 2010 남아공월드컵 중계에서 갖은 어록을 남겼다. 특히 SBS의 간판 스포츠 캐스터 배 아나운서는 해박한 지식과 맛깔스러운 진행으로 활약하며 매니아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
배 아나운서도 ‘정글의 법칙 in 브라질’과 ‘매직아이’에 합류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된 ‘매직 아이’에서는 “예능 프로그램에 욕심이 있냐”는 MC 김구라의 질문에 “예능은 나와 맞지 않다. 축구 중계만 하고 싶다”며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축구 중계에 누구보다 자부심이 크다는 점을 은근히 자랑한 것이다.
방송 3사의 ‘비장의 카드’는 모두 공개됐다. 친근한 캐스터와 전문성을 갖춘 해설위원이 어떤 조화를 이룰지, 최후 승자는 누가 될지 시청자의 선택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사진=MBC 월드컵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