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 연발에 수비는 뻥뻥… 만족스럽지 못한 마지막 모의고사

실책 연발에 수비는 뻥뻥… 만족스럽지 못한 마지막 모의고사

기사승인 2014-06-10 10:09:55
내용도 결과도 만족스럽지 못한 ‘마지막 모의고사’였다. 실책이 잇따랐고, 수비는 뻥뻥 뚫렸다. 태극전사들은 자신감을 잃은 듯한 모습이었다. 튀니지와의 국내 마지막 평가에서 패해 인상을 찌푸렸던 홍명보 한국축구 대표팀 감독의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 브라질로 향하는 ‘홍명보호’의 발길이 무거워졌다.


1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선 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가나의 평가전. 한국은 졸전 끝에 0대 4으로 완패했다. 역대 월드컵 마지막 평가전 최다 점수 차 패배였다.


결과보다는 내용이 중요한 경기였다. 한국축구는 마지막 평가전 내용에 월드컵에서의 성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이날 사실상 베스트 11을 선발 출장시켰다. 박주영(아스날)이 원톱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좌우 날개로는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이 출격했고, 구자철(마인츠)은 섀도 스트라이커로 박주영의 뒤를 받쳤다.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은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포백 수비라인엔 윤석영(퀸스파크 레인저스)과 김창수(가시와 레이솔)이 좌우 풀백을 맡고, 김영권(광저우 헝다)-곽태휘(알 힐랄)조합이 중앙을 지켰다. 골키퍼 장갑은 정성룡(수원 삼성)이 꼈다.


지난 튀니지전에서 “너무 착한 경기를 한다”는 지적을 받은 한국은 경기가 시작되자 강한 압박으로 가나를 거칠게 밀어붙였다. 가나는 움찔하며 몸을 도사렸다. 전반 3분 기성용은 마지드 워리스에게 거친 태클을 가해 경고를 받았다.


한국의 수비 조직력은 전반 10여분 만에 무너졌다. 한국 진영 왼쪽에서 김창수가 어설픈 백패스를 하다 상대에게 볼을 내줬다. 가나는 한국 문전으로 파고들었고, 부상 당한 워리스 대신 출장한 조던 아예우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공은 기성용의 몸에 막고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한국 수비는 전반 37분 또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왼쪽 진영 돌파를 허용한 것. 케빈 프린스 보아텡은 한국 문전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아 오버헤드킥을 시도했으나 빗맞았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39분 불운에 땅을 쳤다. 상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손흥민이 날린 오른발 슈팅이 왼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온 것.


한국은 전반 43분 가나 골잡이 아사모아 기안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곽태휘는 중원에서 기안과 볼을 다투다 빼앗겼고, 기안은 그대로 한국 문전으로 쇄도해 오른발 슈팅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기안은 한국을 상대로 4경기 연속 골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으로서는 2골 모두 내주지 않을 수도 있는 골이었다. 한국은 전반 내내 가나의 개인기와 조직적인 공격에 고전했다.


홍 감독은 후반 곽태휘를 빼고 홍정호를 투입했다. 그리고 곧 김창수 대신 이용을 투입했다. 수비를 강화해 반전을 노리겠다는 홍 감독의 승부수였다. 그러나 경기는 홍 감독의 뜻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7분 다시 아예우에게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슈팅을 허용해 세 번째 골을 허용했다. 위급한 상황에서 가나 선수들에 대한 한국의 압박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한국 선수들은 마음만 다급해져 체계적인 공격을 하지 못했다. 후반 19분 홍 감독은 박주영 대신 이근호를 넣어 만회골을 노렸다. 이근호는 2분 후 상대 문전에서 볼을 잡았으나 두터운 수비에 막혀 주춤거리다 뒤늦게 슈팅을 날렸다. 그러나 공은 수비수 몸에 맞고 튕겨 나왔다. 아이유는 경기 종료 2분 전 문전으로 쇄도하며 동료의 패스를 받아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마이애미 전훈을 마친 대표팀은 12일 브라질 베이스캠프인 이과수에 입성해 16일 브라질월드컵 러시아와 조별예선 첫 경기를 치르는 쿠이아바로 이동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김태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