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월드컵 응원을 앞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간접광고(PPL) 논란에 휩싸였다. 감자칩, 만두, 콜라를 대놓고 광고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국민예능이 지나치다”며 아우성인데 MBC는 왜 논란거리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14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는 브라질월드컵 응원을 앞두고 현지 적응훈련을 떠난 ‘무한도전 응원단’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응원단에 선발된 단원들은 합숙 훈련에 들어갔다.
이날 시청자들이 이상하게 여긴 장면이 몇 차례 나왔다. 우선 퀴즈를 푸는 과정에서 녹화 내내 과자를 펼쳐놓고 단원들이 자리에 앉아 감자칩을 먹는 장면이 논란이 됐다.
이 과정에서 단원이 과자를 집어 먹는 장면이 계속 나왔다. 유재석은 뜬금없이 정준하에게 “몸 안 좋으신데 감자칩 계속 먹으시네요”라고 말하는 등 방송흐름이 깨졌다는 지적이 있었다.
야식을 먹는 장면에서도 협찬 논란이 불거졌다. 응원단들의 야식을 맡아 준비한 밥팀 정준하와 정일우는 모든 요리를 만두와 관련된 것으로 만들었다. ‘교자군만두’ ‘교자만두전골’ ‘교자만두 넣은 떡볶이’ 등 시종일관 ‘교자만두’를 외쳤다.
한 네티즌은 “제품의 상표를 가리지 않고 카메라 줌인이 들어가는 등 노골적으로 광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방송 직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교자만두’가 오르기도 했다.
PPL(Products in placement)이란 영화, 드라마에서 특정 제품을 노출시켜 광고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하지만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남발은 극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네티즌들은 “무한도전의 PPL이 방송법에 명시된 기준을 제대로 충족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보기에 불편할 정도로 지나쳤다”고 비난하고 있다.
실제로 ‘무한도전’ 시청자 게시판에는 “보는 내내 불편했다” “억지스러운 광고” “간접광고가 너무 노골적이었다. 예전에는 이 정도는 아니었다” “PPL 때문에 방송이 끊기는 느낌이 들었다” 등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일부 네티즌은 “브라질월드컵 응원을 가기 위해 제작비 충당을 간접광고로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댓글을 달았다.
MBC 의 지원이 끊기면서 무한도전의 PPL이 심해졌다는 분석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무한도전이 PPL이나 간접광고 시작한 이유도 MBC의 제작비 지원이 일체 끊긴 수준으로 들었다”고 적었다.
시청자들은 “국민예능 무한도전에 실망스럽다”며 아우성이지만 MBC는 이런 논란에 대해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다.
MBC 관계자는 국민일보 쿠키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문제 지적을 받는 것은 이해한다”며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규정대로 PPL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PPL이 더 심해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MBC의 지원이 끊겨 PPL을 많이 하는 것은 시스템상 그렇게 될 수 없다”며 “2010년 PPL이 합법화 된 후 기업에서 간접광고 요청이 많이 왔다. 타 방송사도 다 그렇지 않느냐”며 해명했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