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무한도전의 아슬아슬 줄타기?… 노골적 간접광고 ‘빈축’

[친절한 쿡기자] 무한도전의 아슬아슬 줄타기?… 노골적 간접광고 ‘빈축’

기사승인 2014-06-17 19:46:55

[쿡기자] “교자군만두, 교자만두전골, 교자만두 넣은 떡볶이, 교자만두 참 맛있죠?”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정준하가 시종일관 교자만두를 외칩니다. 이상할 정도로 말이죠. 대체 무한도전과 교자만두는 무슨 관계일까요?

무한도전이 지나친 간접광고(PPL)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특정 회사의 감자칩과 만두를 노골적으로 광고했다는 비판인데요. 시청자 게시판에는 “무한도전에 실망했다”는 글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MBC는 왜 논란거리인지 모르겠다는 입장입니다.

논란은 14일 방송 이후 거세게 일었습니다. 방송에서는 브라질월드컵 응원을 앞두고 현지 적응훈련을 떠난 응원단의 이야기로 채워졌습니다. 응원단에 선발된 단원들은 포르투갈어를 배우고 월드컵 퀴즈 대결을 펼치거나 안무 연습을 하는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하지만 방송이 좀 이상했습니다. 광고성 짙은 장면이 평소보다 많이 나왔거든요. 시청자들은 먼저 퀴즈를 푸는 과정에서 단원들이 줄곧 감자칩을 집어 먹는 장면을 지목했습니다. 유재석은 뜬금없이 “몸 안 좋으신데 감자칩 계속 드시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아무리 최고 예능인이지만 방송 흐름을 깼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야식을 만드는 장면도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습니다. 정준하는 모든 요리를 특정 회사 만두로 만들었습니다. “교자만두전골, 교자군만두, 교자만두 떡볶이” 정준하는 교자만두란 단어를 주문 외우듯 반복했습니다. 이 덕분인지 방송 도중과 직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교자만두가 오르내렸습니다.

PPL이란 영화나 드라마에 특정 제품을 자연스럽게 노출시켜 광고 효과를 노리는 광고행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 합법화됐죠. 하지만 상황에 어울리지 않고 남발하면 프로그램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국민예능인데 지나치다”면서 혀를 차고 있습니다. MBC는 그러나 왜 논란이 되는지조차 모르겠다는 반응입니다.

MBC 관계자는 “이런 논란이 있는지도 전혀 몰랐습니다. 사실 저희는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PPL 규정을 지키고 있거든요”라고 했습니다.

방송사는 소유 주체가 어딘지에 따라 국영과 공영, 상업방송으로 분류됩니다. MBC는 방송의 목적을 영리에 두지 않고 공공의 복지를 위해 존재하는 엄연한 공영방송이고요. 공영방송사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이 공영성과 상업성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것같아 안타깝습니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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