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스페인(FIFA랭킹 1위)이 네덜란드에 이어 칠레에도 패하며 브라질월드컵 16강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들었다. 스페인의 비센테 델 보스케(64) 감독은 겸허히 인정했다.
1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조별리그 B조 2차전 0대 2 패배 이후 델 보스케 감독은 “탈락할 만 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델 보스케 감독은 “우리는 열정적이었고 동기부여가 잘돼 있었지만 무언가 부족했다”며 “탈락은 아마도 공정한 결과인 것 같다. 칠레가 더 강했다”고 평했다. 또한 “우리는 오늘 우리만의 특징을 보여줬고, 앞으로 나아갔지만 골 앞에서는 운이 없었다”며 “선수들은 열심히 뛰었지만 뒤지고 있을 때는 열심히 뛰는 것 이상을 보여줬어야 했다”는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델 보스케 감독은 “지금은 이 책임이 내게 있는지 팀에 있는지 가릴 때가 아니다. 선수들은 모든 걸 쏟아부었다”면서 패배를 자신의 탓으로 돌렸다. 이어 “충분히 훈련했고, 선수들은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지난 1차전에서 네덜란드에 1대 5 대패를 당했다. 칠레와의 경기에서도 좀처럼 골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하며 고전했다. 후반에는 체력까지 떨어져 스페인 특유의 짧은 패스 연결로 이어가는 공격 전술 역시 구사하지 못했다.
이날 스페인은 전반 20분 역습 상황에서 칠레의 에두아르도 바르가스(발렌시아)에게 선제골을 내준 뒤 전반 43분 프리킥 상황에서 찰스 아랑기스(SC인터내셔널)에게 쐐기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현재까지 2패를 기록한 스페인은 일찌감치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같은 조의 호주 역시 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고, 네덜란드와 칠레가 2승으로 나란히 16강에 진출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