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SBS ‘인기가요’는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았다. 그룹 엑소(EXO) 멤버 백현(22)이 MC를 맡고 있어서다. 방송은 지난 19일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태연(25)과 열애를 인정한 백현이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자리였다.
팬들은 열애에 대해 백현이 직접 짧게라도 언급하리라 기대했다. 상처 입은 마음에 작은 위안이라도 받고 싶었다. 하지만 백현은 아무런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다만 다소 격앙된 팬들 반응을 의식한 듯 연신 차분하게 진행을 이어갔을 뿐이었다.
방송 내내 그의 말 한마디만을 기다리던 팬들은 결국 폭발했다.
1위 발표까지 마친 뒤 방송이 마무리되려는 무렵 객석에서는 “변백현 배신자!”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다수의 팬들이 “배신자. 배신자. 배신자”라며 연신 목청껏 외쳤다. 백현이 끝인사를 하고 들어갈 때까지 현장의 외침을 계속 됐고, 이 음성은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방송 후 인터넷에서 일부 팬들은 “그래도 직접 배신자라고 외친 건 너무하지 않았느냐”며 객석에 있던 이들을 질타하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팬들은 백현에 대한 서운함을 토로했다.
열애 사실이 공개된 뒤 백현의 팬들은 크게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제 탈덕(팬 생활을 그만 둠)을 하겠다”며 그동안 푼돈으로 사 모은 엑소 관련 물품들을 중고로 내놓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토록 상처받은 팬들의 마음을 어떻게 다독일 수 있을까.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