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부전선 GOP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 MBC ‘일밤 - 진짜 사나이’가 GOP 편 방송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져도 군대 미화를 하고 있다”며 제작진 측을 비난했다.
21일 동부전선 GOP에서 임모(22) 병장이 수류탄 1발을 투척하고 총기를 난사해 5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23일 오전 현재까지 탈영한 임 병장은 군과 대치 중이다. 그런데 예능프로그램 진짜사나이가 22일 배우 박건형, 천정명, 가수 헨리, 케이윌, 개그맨 서경석 등이 GOP에서 근무하는 모습을 방영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진짜사나이 제작진 측은 ‘본 방송은 4월 중순에 촬영됐다’는 자막을 내보내며 양해를 구했다. 앞서 “녹화 분량을 편집 후 방송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편집이 아닌 결방을 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까지 진짜사나이가 군대를 미화했다는 의심이 있었는데 이번 사건으로 거짓방송이었던 게 드러났다는 주장이다.
진짜사나이 시청자 게시판엔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특히 출연자가 GOP 근무에 앞서 선글라스를 쓴 채 총을 조준하는 장난을 치고, 제작진이 ‘스나이퍼 타임’이라는 자막을 내보낸 것이 문제가 됐다. 한 시청자는 “따돌림을 당하던 장병이 동료들을 쏘고 탈영해 군과 대치 중인데 이 와중에 이런 방송을 내보내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웃기려고 별짓을 다한다” “방송만 보면 군대가 캠핑인 것 같다” “출연자들이 진지하게 촬영했으면 좋겠다” 등의 의견도 이어졌다.
“별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한 시청자는 “방송은 하나를 만들 때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안다”며 “문제가 되는 GOP 분량을 대체할 수가 없었던 것 아니겠느냐”고 제작진 측을 옹호했다. “오늘 방송 내용은 좋았다. 단지 시기가 나빴을 뿐이다”는 의견도 있었다.
진짜사나이 제작진 측은 당초 군대 생활관에서 멤버들과 군인들이 브라질월드컵 알제리전을 응원하는 모습을 녹화할 예정이었으나 총기 난사 사고로 취소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