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무적함대’ 스페인과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일찌감치 짐을 쌌고, 월드컵 통산 4회 우승에 빛나는 이탈리아까지 이른 귀가 행렬에 동참했다.
이탈리아는 25일(한국시간) 브라질 나타우 에스타디오 다스 두 나스에서 열린 D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0대 1로 패했다. 경기 전 이탈리아와 우루과이는 나란히 1승 1패씩을 기록하고 있었다. 오히려 골득실은 이탈리아가 1점 앞선 상황이었다. 하지만 후반 13분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28)의 퇴장으로 수적 열세에 몰린 이탈리아는 결국 우루과이에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잉글랜드(피파랭킹 10위)와 이탈리아(9위), 우루과이(7위), 코스타리카(28위)가 속한 D조는 조편성 직후부터 ‘죽음의 조’로 불리며 축구팬들의 이목을 모았다. 쉽사리 16강 진출 주인공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더욱이 코스타리카가 조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대회가 시작되고 조별리그가 차례로 치러지면서 잉글랜드가 먼저 놀라움을 줬다. 1, 2차전을 내리 패하며 사실상 조별예선 탈락을 확정했다. 이탈리아가 뒤를 이었다. 잉글랜드와 나란히 짐을 싸 유럽행 비행기에 오르게 됐다.
이로써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리그를 보유한 세 나라가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현재 세계 축구 3대 리그에는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그리고 이탈리아의 세리에A가 꼽히고 있다.
B조 스페인은 대회에 참가한 24개국 중 가장 먼저 2패를 기록하며 충격을 안겼다. 잉글랜드는 1무 2패로 단 한 차례의 승리도 얻어내지 못했다. 이번 월드컵 우승을 자신했던 이탈리아 역시 탈락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강팀들의 이른 퇴장에 월드컵을 지켜보는 축구팬들은 내심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