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주장 구자철(25)이 브라질월드컵을 마감한 소감을 밝혔다. 아쉽다고 했다. 그리고 맏형 박주영을 걱정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 경기장에서 열린 H조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대 1로 패했다. 열심히 뛰었지만 무언가 자꾸 어긋났다. 골은 터지지 않았고, 결국 후반 33분 얀 베르통언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말았다. 1무 2패의 한국은 조 최하위 성적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경기 후 구자철은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에 저희가 갖고 있는 모습들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국민들이 얼마나 기대하는지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노력을 더 하려고 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국민들의 기대감이 선수들에겐 너무 큰 짐이었던 걸까. 구자철은 “중압감과 압박감을 많이 받으면서 (선수들이) 스스로들 힘들어했다. 큰 대회 준비하는데 있어 경험이 부족했고 중압감 압박감 감내하는 경험이 부족했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많은 것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준비기간이 짧았던 것도 패인 중 하나였다. 구자철은 “아무래도 팀이 하나로 뭉쳐지기에는 시간이 적었다”며 “우리들의 팀 만들기에는 여러 가지로 외적으로 받아야 될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얼마만큼 완벽하게 준비했는지는 경기장 안에서 다 보여줬다”면서 체력적인 문제 등에 대한 부족함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표팀 맏형 박주영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박주영은 이번 대회 1, 2차전에 선발 출전했지만 참담한 경기력을 선보여 축구팬들의 많은 비난을 받았다.
구자철은 “주영이 형에 대해 포커스가 너무 크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월드컵 기간 내내 아마 가장 힘들었을 사람이 본인이다. 누구보다 노력을 많이 했다”고 대답했다. 이어 “주영이형이 이번 월드컵에서 팀을 위해 골도 넣고 그러길 바랐다. 굉장히 아쉽다”고 덧붙였다.
구자철은 이번 대회가 ‘한도 끝도 없이’ 아쉽다고 했다. 그는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하지만 노력을 안 한 건 아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며 말끝을 흐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