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김기영 부장판사)는 백 소장과 부인 김정숙(81)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총 2억16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기관이 헌법상 의무를 저버리고 오히려 가해자가 돼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백기완의 장기간 구금 생활로 그와 부인이 겪었을 정신적 고통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백 소장은 1974년 1월쯤 개헌청원 서명운동본부 발기인으로 유신 반대 운동을 벌이다가 중앙정보부 요원들에게 끌려갔다. 백 선생은 최초의 긴급조치 1호 위반자로 기소돼 징역 12년을 선고 받았고, 1975년 2월 형집행정지로 석방됐다.
백 선생은 지난해 8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이번 소송을 냈다.
한편 같은 법원 민사합의19부(오재성 부장판사)는 장 전 의원과 가족 10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총 6억19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장영달과 같은 소수의 용기있는 시민들의 민주화에 대한 열망과 노력이 국가의 민주화에 큰 밑거름이 됐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영달과 가족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오랜 기간 신체적·정신적·경제적 어려움, 사회적 고립과 냉대를 겪어야 했다”며 판결 근거를 설명했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연루된 장 전 의원은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 형집행정지로 풀려났다. 그는 국민대에서 학생 시위를 부추긴 혐의(긴급조치 9호 위반)로 석방 8개월 만에 다시 구속돼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장 전 의원은 2009년 재심을 통해 내란 음모 누명을 벗었다. 이어 가족과 함께 국가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해 2012년 28억6500만원의 승소 판결을 받았다. 민청학련 사건의 첫 재심 무죄이자 배상 판결이었다.
장 전 의원은 작년 6월 긴급조치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판결을 받은 후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