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브라질에서의 마지막 밤에 가진 회식장면에 네티즌들이 공분하고 있다.
영상은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27일(한국시간)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르고 난 다음 날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로 돌아와 다같이 저녁식사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10일 일간스포츠가 현지 교민을 통해 단독 입수해 공개한 것이다.
분량은 1분30여초 정도로 매우 짧다. 보도에 따르면 “동영상은 식사 자리 중 극히 일부분이었고, 식사 내내 유쾌한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축구협회 관계자가 적극 해명했다. 하지만 이 짧은 영상이 남긴 인상은 너무나 강렬하다.
모자이크 처리돼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명확하게 확인하긴 어려우나 현장이 매우 들뜬 분위기였다는 건 확실하다. 신나는 음악이 흐르고 선수들은 신나게 춤을 춘다. 곳곳에서 휘파람 소리와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현지 여가수도 초청됐던 것으로 보인다. 몸에 딱 붙는 타이트한 미니원피스를 입은 여가수가 노래를 부르며 흥을 돋우자, 한 선수는 그와 블루스를 췄고 스태프로 보이는 어떤 이는 그의 허리에 손을 올리고 함께 춤을 췄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가지가지 한다”며 당혹해하고 있다. “브라질 관광 갔다왔냐” “엿 투척 당해도 싸다” “브라질은 지금 온통 난리라던데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참 착한 것 같다”는 등의 질타도 터져 나왔다. 한 네티즌은 사퇴를 발표한 홍명보 감독을 언급하며 “사퇴 반대한다. 경질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홍 감독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해 해명했다. 그는 “벨기에전이 끝나고 사퇴를 결심한 뒤 선수들과 마지막 자리를 가진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한국 대표팀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1무 2패라는 사상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조 최하위 성적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대회 내내 경기력보다도 홍 감독의 선호에 따른 ‘의지의 선수선발’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한국의 가장 큰 자부심이었던 ‘투지’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목소리도 높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