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윤계상, 콘서트 앞서 몰래 쓴 편지… 하늘색 물결, 눈물바다로

god 윤계상, 콘서트 앞서 몰래 쓴 편지… 하늘색 물결, 눈물바다로

기사승인 2014-07-13 16:17:55

12년 간 지오디(god)를 떠나있던 윤계상(36)의 속마음은 어땠을까. 그가 직접 털어놓은 진솔한 얘기에 박준형(45)과 데니안(36), 손호영(34), 김태우(33)는 눈물을 쏟았다.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지오디 15주년 기념 콘서트(god 15th Anniversary Reunion Concert)’는 윤계상의 참여로 더욱 빛났다. 지오디를 떠나 배우 생활을 하던 그가 2002년 이후 처음 무대에 섰기 때문이다. 막이 오르고 ‘다섯’ 남자가 등장하자 팬들은 열화와 같은 환호로 반겼다.

오프닝부터 이어진 몇 곡의 무대에서 윤계상 파트 때마다 관객은 더 열렬히 환호했다. 마치 “왜 이제야 돌아왔느냐” “잘 왔다. 반갑다. 고맙다”고들 외치는 듯 했다. 그가 “안녕하세요. 계상입니다”라고 첫 인사를 하자 팬들은 큰 호응으로 화답했다.

공연 내내 윤계상은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다. 표정은 어색했고, 다른 멤버가 시키지 않으면 말도 별로 하지 않았다. 가사 실수도 몇 차례 있었다. 하지만 그는 최선을 다했다. 연습을 얼마나 한 걸까. 한 동작 한 동작 열심히 안무를 소화해냈다.



공연이 마무리될 무렵 윤계상은 선물을 하나 더 준비했다. 다른 멤버들 모르게 편지를 쓴 것이다. 윤계상이 직접 녹음한 음성으로 만들어진 영상이 무대 뒤 스크린에 나오자 멤버들은 깜짝 놀랐다. 윤계상은 멤버들에게 12년 동안 차마 못 한 말을 전했다.

먼저 막내 태우를 호명하면서 “그러기 쉽지 않았을 텐데 나를 찾아와 매번 ‘지오디로 돌아오라’고 해줬다”며 “우리들 중 가장 어른스러운 네가 지오디를 다시 만들어줬다. 고맙다”고 말했다.

손호영에게는 “형은 널 참 많이 사랑했다. 그래서 너에게 다시 다가가기가 많이 힘들었다”면서 “우리가 헤어졌을 때 너만큼은 알아주길 기대했던 거 같다. 그래서 우리가 더 많이 아팠나보다”고 고백했다. 이어 “다시 형으로 받아주고, 지오디를 할 수 있게 받아줘서 고맙다”고 얘기했다.

동갑내기 데니에게도 전할 말이 있었다. 윤계상은 먼저 “너의 그 열정이 부럽고 절실함을 존경했었다”며 “10년이 지나고 보니 훨씬 부드러운 힘으로 바뀌었더라”며 세월을 실감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네 눈빛이 꼭 모든 것을 다 이해하고 알고 있는 듯 하더라”며 “이제는 네 존재가 나에게 가장 큰 힘이 된다. 많이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친구”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리더 박준형에겐 “형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웠는지 (예전엔) 전혀 몰랐다”며 “(그때 난) 불만만 가득했고 형이 조금만 실수하면 모든 게 다 핑계라고 생각했다”며 미안해했다. 이어 “(그때의) 형 나이가 되어보니 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오랜만에 날 다시 만나 안아줬을 때 눈물이 날 것 같은데 얼마나 참았는지 모른다. 날 다시 안아줘서 너무 고맙다”고 털어놨다.



윤계상의 깜짝 편지에 멤버들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데니안은 내내 고개를 숙인 채 흐느꼈다. 40대 중반의 박준형은 ‘훌쩍훌쩍’ 소리를 내며 울었다. 손호영과 김태우 역시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윤계상은 팬들에게도 한 마디를 남겼다.

“다시 모든 걸 받아준 우리 팬들. 얼마나 감사하고 감사한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이제 가슴에서 만큼은 헤어지지 말자. 그냥 같이 살아가자.”

팬들의 눈시울도 어느덧 붉어졌다. 하늘색 물결로 가득 찼던 공연장이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돼버렸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권남영 기자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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