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남자 생겨서 헤어지자고?”…애인 집 불 질러 언니 숨져

“다른 남자 생겨서 헤어지자고?”…애인 집 불 질러 언니 숨져

기사승인 2014-07-14 13:58:55
서울 중랑경찰서는 이별을 요구하는 여자친구가 사는 주택에 불을 질러 여자친구의 언니를 숨지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혐의(현주건조물방화치사)로 정모(3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1년여간 사귀어 온 A씨(26)가 다른 남자가 생겼다며 헤어지자고 하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범행 전날 한 무인 주유소에서 휘발유 4∼5ℓ를 9000원을 주고 구입, 13일 오전 4시15분 A씨의 집에 방화를 시도했다.

그는 열려있는 A씨의 방 창문에 생수병 3개에 나눠 담은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이 화재로 A씨의 언니인 B씨(30)가 숨졌고 A씨는 전신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상태로 전해졌다. 또 A씨의 어머니 C씨(52)와 이웃집에서 잠을 자던 D씨(32·여)는 각각 2도 화상과 찰과상을 입었다. 불은 약 1400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를 내고 20여분 만에 꺼졌다.

정씨는 특별한 직업이 없이 인근 PC방, 모텔, 찜질방 등을 전전하며 생활해 왔다. A씨의 지인에 따르면 정씨와 A씨는 오래 전에 헤어졌다. 그러나 정씨가 A씨에게 집착해 스토킹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정씨는 A씨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됐고, A씨가 더이상 스토킹을 하지 말라고 요구하자 배신감에 범행을 꾸민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씨는 휘발유를 구입할 때 인적사항을 남길 필요가 없는 24시간 무인 주유소를 이용하는 등 미리 계획을 짜고 움직였다”며 “방화 후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 놓고 도망치는 치밀함도 보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최근 A씨와 남자친구의 관계자 좋지 않아 보였다”는 가족의 진술을 토대로 주변 인물을 수사하던 중 정씨가 범행 당일 새벽 동네 선배 2명과 술을 마신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들을 통해 자수를 권유했으며, 정씨는 이날 오전 5시10분 경찰에 자수했다.

김현섭 기자
김현섭 기자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