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그룹’ 지오디(god)는 스타들에게도 스타인 모양입니다. 특히 아이돌 후배들에겐 더욱 그렇습니다. 지오디는 그들이 한창 음악에 대한 꿈을 품고 자라던 학창시절에 최고의 인기그룹이었기 때문입니다.
‘왕년에 하늘색 풍선 좀 흔들었다’하는 이들이 12~13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지오디 15주년 기념 콘서트(god 15th Anniversary Reunion Concert)’을 보기 위해서요. 12년 만에 다섯 멤버가 모여 선보인 공연이라는 점이 의미를 더했습니다.
특히 객석 곳곳엔 익숙한 얼굴의 후배 아이돌들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요. 자신도 수많은 팬을 거느리는 스타가 됐지만, 팬으로서 좋아했던 선배 앞에선 그때 그 마음인가 봅니다. 감격에 겨워 야단들이 났습니다.
그룹 투피엠(2PM) 멤버 옥택연은 공연이 열리기도 전인 11일부터 자신의 트위터에 공연 티켓 일부를 찍어 올리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12일 하늘색 셔츠까지 차려입고 공연을 보고온 뒤에는 “지오디콘ㅠㅠ 감동감동ㅠㅠ 내 십대 때의 기억들이 돌아오는 것 같다. CD로만 듣던 노래들을 라이브로 듣다니ㅠㅠ”라면서 감격에 젖었더군요.
손호영과 케이블 채널 올리브TV ‘셰어하우스’에 함께 출연하고 있는 걸그룹 달샤벳의 우희는 “꺄아. 지오디 콘서트! 영원히 팬이에요. 지오디짱!”이라며 멤버 세리와 함께 하늘색 우비를 입고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게재했습니다. 이들뿐 아니라 그룹 슈퍼주니어의 강인과 은혁, 가수 로이킴 등도 공연장을 찾았습니다. 특히 앨범에 피처링 참여를 하기도 한 가수 아이유는 스탠딩석에서 공연을 ‘야무지게’ 즐기고 왔습니다.
열기는 13일로 이어졌습니다. 팬클럽 ‘팬지오디’ 회원 출신인 미르(엠블랙)는 공연이 끝난 뒤 하늘색 야광봉과 야광 머리띠, 목걸이까지 ‘풀 장착’하고 인증샷을 찍어 올렸습니다. 함께 올린 글에는 “진짜 대박이란 말밖에 안 나온다. 첫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자꾸 학교 다닐 때 생각나서 마음을 억누르면서 봤다”고 적었습니다. 감동한 마음이 여기까지 전해지네요.
재경(레인보우)도 화려한 액세서리 대신 야광 머리띠, 풍선으로 꾸미고 공연을 즐겼습니다. 공연 후엔 트위터에 “내 사춘기 시절을 함께 해준 지오디, 지금도 지오디 음악을 들을 때면 언제 어디서라도 그 음악이 나왔던 그 순간이 떠올라 가슴이 뭉클하다. 예나 지금이나 큰 행복 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시 지오디가 짱이시다”라는 등의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신나게 업로드 했습니다.
이들 외에도 공연장을 찾은 스타들은 일일이 꼽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SNS 등으로 전해진 목격담에 따르면 걸그룹 카라의 박규리와 한승연도 객석에 함께 했습니다. 또 그룹 비에이피(B.A.P)의 영재, 젤로, 힘찬, 그리고 비투비, 베스티 등이 모두 떨리는 마음으로 공연을 봤지요.
음악의 힘일까요. 지오디의 힘일까요. 순식간에 10년 전으로 돌아간 스타들은 누군가의 팬임을 감추는 ‘일코(일반인 코스프레)’를 과감하게 해제한 모습입니다. 함께 나눈 추억이 반갑네요.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