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바지 입고 나타나 감독에 “you liar!” 항명…SK 루크 스캇은 어떤 선수?

반바지 입고 나타나 감독에 “you liar!” 항명…SK 루크 스캇은 어떤 선수?

기사승인 2014-07-16 09:26:55

감독과 격한 말다툼을 벌인 프로야구 루크 스캇(SK·36)은 올시즌 국내 구단에 영입된 외국인 선수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범위를 역대 외국인 선수로 넓혀봐도 둘째 가라면 서러운 수준이다.

2005년 휴스턴에서 빅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스캇은 다음해에 6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6, 홈런 10개를 기록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는 2007년에 132경기에 나서 타율 0.255, 홈런 18개를 기록한 후 볼티모어로 이적, 메이저리그 경력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스캇은 볼티모어에서 2008년 홈런 23개(0.257), 2009년 25개(0.258), 2010년 27개(0.284)를 때려내며 3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후 하향세를 보인 스캇은 2012년에 템파베이로 이적해 2년 간 뛴 후 한국 프로야구 SK로 왔다.

스캇이 올 당시 전년도까지 현역 메이저리거였다는 점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9년간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홈런 135개, 타율 0.258, 436타점이다.

경력이 뛰어난만큼 국내 프로야구에 오기 전 몸값도 높았다. 그의 ‘샐러리 하이’는 2011년 볼티모어 소속으로 받았던 640만 달러(한화 약 65억8000만원)다. 국내 프로야구로 오기 직전인 2013년에도 템파베이에서 275만 달러를 받았다.

그가 30만 달러를 받고 국내 구단과 계약을 했다는 게 안 믿길 정도였다. 스캇이 SK와 도장을 찍은 지난해 12월엔 국내 프로야구에 외국인 선수 몸값 제한이 풀리지 않았을 때였다.

이렇게 큰 기대를 모으며 SK 유니폼을 입은 스캇이지만 성적은 예상과 달랐다. 그는 잦은 부상을 호소하며 현재까지 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7, 6홈런에 그치고 있다. 메이저리그 거포 출신치고는 실망스런 모습이다.

2군에서 재활 중인 스캇은 15일 한화와의 경기를 앞두고 문학구장에 반바지, 티셔츠 차림으로 나타났다. 이만수 감독과 얘기를 하던 중 “liar(거짓말쟁이)” “coward(겁쟁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그는 “나만의 몸 관리 방법을 인정해주지 않는다”며 팀이 요구하는 재활 일정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알려졌다.

SK 구단 측은 “이럴 경우 적용하는 팀 내 규정이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SK가 스캇의 퇴출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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