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를 격추한 것으로 지목된 지대공 미사일 ‘부크’(Buk)는 러시아가 냉전기 시절 서방의 순항미사일과 고고도 전폭기를 요격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공식 발표는 하지 않았지만 부크 미사일이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를 공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부크 미사일은 140㎞의 거리 안에서 최대 2만5000m 고도의 비행물체를 요격할 수 있는 중고도급이다. 사거리가 3000~4000m에 불과한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에 비해 월등한 수준이다.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는 1만m 상공에서 피격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부크 미사일을 쏜 건 친(親)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퇴각하면서 버리고 간 부크 미사일 시스템을 반군이 확보했거나 러시아가 반군에 이를 지원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AP통신도 자사 취재진이 피격 당일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서 부크 미사일 시스템과 유사한 발사대를 목격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반군 측은 “우린 사거리 4㎞ 안팎의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만 보유하고 있다”며 “설령 부크 미사일 시스템을 갖고 있더라도 운용할 수 있는 인력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테러는 정부군 소행이라는 것이다.
러시아 언론은 여객기 추락 현장 부근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최소 27대의 이동식 발사대를 갖춘 부크 미사일 포대를 운영 중이라면서 부크 미사일과 유사한 S-300 지대공 미사일이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레이더 유도 방식인 부크 미사일은 구소련이 1972년 개발을 시작해 1979년 실전 배치했다. 최대 마하5의 속도로 순항 미사일과 스마트 폭탄, 무인기 등을 요격할 수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잔소리꾼’(Gadfly)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미군에서는 SA-11로 통한다. 그동안 수 차례의 개량작업을 거쳐 Buk-M1, Buk-M2, 해군용(S390M1) 등 14종의 변형모델이 나왔다.
탄두 중량은 70㎏으로, 공중에서 폭발을 일으켜 비행물체를 추락시키는 비산형 폭탄이다.
사진 ⓒAFPBBNews = News1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