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훈훈하고 한국말도 유창한 외국인이 하나가 아니라 한꺼번에 나옵니다. 바로 JTBC ‘비정상회담’에서 말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훈훈한 청년들이 모국어가 아닌 한국말로 국경 없는 청년회 ‘비정상회담’을 하는 것이죠. 지금까지 5회 방송을 했는데요, 매회 자체 최고시청률을 경신하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5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4일 방송된 ‘비정상회담’ 5회 시청률은 3.026%(전국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지난 방송이 기록한 2.295%에 비해 0.731%P 상승한 수치입니다. 5회 방송 만에 종합편성채널의 프로그램이 시청률 3%를 돌파한 것이죠.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 시청률을 위협할 만한 수준이네요.
과거 KBS2에서 인기를 얻었던 예능프로그램 ‘미녀들의 수다’와 비슷한 포맷이긴 합니다. ‘비정상회담’은 ‘미녀들의 수다’의 남자 버전으로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인과 한국문화, 현실 문제 등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죠. 어제 방송에서는 ‘세계 성교육의 실태’와 ‘한국의 교육열’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습니다.
단순 재미만 추구하는 오락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세계 각국의 문화에 대해 알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죠. 조금 더 보태자면 해외여행, 유학을 가지 않고도 영국, 터키, 호주, 일본, 중국, 가나, 벨기에 등 다양한 나라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고,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G11’이라고 불리는 11명의 패널들이 각자의 고유 캐릭터를 굳혔습니다. 한국인 보다 더 보수적인 ‘터키 유생’ 에네스, 말 많은 ‘벨기에 전현무’ 줄리안, 이탈리아 자동차 한국지사에 근무 중인 ‘알차장’ 알베르토, 한국인 보다 한국말을 더 잘하는 미국의 타일러 등 가공되지 않은 야생 캐릭터들의 활약이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원동력이 아닐까요?
‘비정상회담’이 인기가 많은 만큼 시청자들은 당근을 주는 동시에 채찍도 가했습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주변에 ‘비정상회담’ 안 보는 사람이 없음” “매주 챙겨보게 된다” “꿀잼이다”등의 당근을 줬는데요. 반면 “패널별 분량차이가 너무 큰 게 아니냐” “보수 성향인 에네스와 장위안, 나머지는 다 개방적인 성향을 가져 한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음” “진지하고 수준 높은 안건을 다루길” “방송 내용이 산으로 갈 때도 있음” “동남아나 남미 쪽의 패널도 필요할 듯”등의 채찍질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토론을 위한 ‘안건 선정’입니다. 시청자 모두가 궁금해 하고 공감할 수 있는 유익한 안건 선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혜리 기자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