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말 뿐인 처우 개선?” 국민에 구조해달라 호소하는 소방관들

[친절한 쿡기자] “말 뿐인 처우 개선?” 국민에 구조해달라 호소하는 소방관들

기사승인 2014-08-11 22:04:55

우리 주변에서 불이 나거나 사고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달려가는 사람, 바로 소방관입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 나서는 소방관들이 지금은 오히려 구조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무슨 사연인지 한 번 들어볼까요?

최근 9년차 현직 소방관이 자신의 사연을 인터넷에 전했습니다. 그는 “몇 주 전 목장갑 사건을 봤는데, 드디어 저희 소방서에도 장갑이 나왔다”면서 “목장갑은 아니지만 너무 얇은 것 같다. 운동할 때 쓰는 건가”라고 했습니다. 이 장갑을 지급받게 된 계기로 “저희 소방장 선배님이 구조 나가셨다가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났는데, 징계를 받으신 후에 새 장갑을 받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소방관들의 처우 개선 호소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 5월에는 현직 소방관의 아내가 남편의 화재용 장갑을 사기 위해 아마존 사이트에서 영국 제품을 해외 직구 한다는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또 같은 달 19일 미디어다음 아고라에는 “소방관들은 장갑도 자비로 산다는 기사가 보도된 후 저희에게 지급된 장갑”이라며 목장갑 사진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생명을 담보로 일하는 소방관. 그들이 마주한 열악한 환경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대중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소방관의 열악한 장비를 개선해 부상과 순직을 막자’는 취지의 펀딩이 시작됐습니다. 원래 목표금액은 500만원이지만, 11일 기준 현재 모금액 1000만원을 넘었습니다. 참여자도 608명에 이릅니다.

방송에서도 소방관들의 처우를 꼬집는 개그를 선보였습니다. 10일 방송된 KBS2 ‘개그콘서트- 멘탈갑’ 코너에서 개그맨 이상훈은 “소방관들은 노후된 소방차량을 타고 출동하고 방수장갑이 없어 목수장갑으로 헌신하고 있다”며 “‘고마워요 소방관’을 검색어 1위로 만들어 보자”고 외쳤습니다. 방송 직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고마워요 소방관’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손가락이 절단되고 징계를 받은 일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전국 소방서에 다 확인해봤지만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례는 없었고, 징계를 내린 사실은 더더욱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소방현장에서 활동하기 위해 다양한 장갑이 필요하다. 목장갑도 사용될 때가 있다”면서도 “장갑 여유분은 넉넉하지 않다. 예산이 부족해 적시에 장갑을 공급하지 못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넷에 올린 짧은 사연만으로는 어떤 징계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확인할 방법은 없습니다. 설마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닐 테고 무슨 오해가 있었던 것이겠지요. 그래도 ‘소방관이 다치면 징계를 받는다’는 말이 일단 사실이 아니라니 안도의 한숨부터 나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안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국민의 안전을 위해 뛰는 소방관들이 처한 현실에 우리는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요?

이혜리 기자 hy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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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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