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의 MC를 맡고 있는 가수 성시경(36)이 때 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 직장문화에 대한 의견을 밝혔는데,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 반발이 나온 것이다.
11일 방송에서의 일부 장면이 문제가 됐다. 방송은 ‘대인관계가 점점 어려워지는 나, 정상인가 vs. 비정상인가’를 주제로 토론이 이뤄졌다. 성시경을 비롯해 개그맨 유세윤과 방송인 전현무가 진행을 맡고 11명의 외국인 고정 패널 G11과 게스트 조세호가 대화를 나눴다.
첫 번째 안건으로 ‘직장 내 서열문화가 필요한가’라는 주제가 제시됐다. G11 중 과반수에 가까운 5명이 한국에서 직장 경험이 있다고 답해 의미있는 토론이 이뤄질 수 있었다. ‘유난히 심한 한국식 서열문화’를 이야기 하던 중 “잘 보여야하는 상사가 주말에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켰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얘기로 흘렀다.
독일인인 다니엘과 이탈리아인 알베르토가 “한국에서는 (상사의 사적인 심부름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때 프랑스에서 온 로빈이 “프랑스에서는 철저히 자유와 사생활을 존중한다”며 “한국은 일을 중요해 가정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고 반대의견을 표했다. 중국의 장위안이 다시 로빈의 의견에 반기를 들자, 성시경은 장위안에 동조했다.
성시경은 “우리나라 대부분 회사원들이 특징은 ‘내가 없으면 회사가 안돌아가잖아’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런 힘 때문에 우리나라가 빠르게 발전한 면도 있다”면서 “먼저 선진국화 돼서 여유롭게 일하는 유럽문화와 다르다”고 말했다.
줄리안(벨기에)이 반발하자 성시경은 “(한국은) 애사심을 심어줘서 단순히 벌이가 아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소명의식을 갖고 한다”며 의견을 막았다.
이를 놓고 일부 네티즌은 “성시경씨는 회사 생활을 해봤느냐. 자기가 경험하지도 않은 일을 아는 체 하며 남에게 가르치려드는 모습이 불편했다” “MC가 왜 패널들의 말을 끊고 자기주장을 내세우느냐. MC 자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안건인 ‘회식문화’에 대한 토론에서 역시 설전이 벌어졌다. “가기 싫어도 가야하는 게 어쩔 수 없는 조직생활이다”는 의견과 “자신의 뜻과 달리 회식에 참석하는 건 계산적인 행동이다. 연기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으로 나뉘어졌다.
프리랜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는 타일러(미국)가 “회식을 통해 인맥을 쌓을 수 있다”고 말하자 성시경은 “프리랜서와 조직생활은 다른 것 같다. 실력만으로 안 되는 것이 조직생활”이라고 지적했다.
이것도 비난의 표적이 됐다. 일부 네티즌은 “회식을 옹호했다” “MC들이 중립을 지키지 않고 한국 측 입장을 너무 변호하려는 느낌이 들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줄리안이 “강제적인 회식문화는 싫다. 하지만 ‘비정상회담’ 회식은 참석과 음주 여부 모두 자율적이라서 좋다”고 언급한 데 대해 성시경이 “내가 바빠서 제대로 관리를 못했네. 되게 불편하게 해줄 수 있는데”라며 농담을 했는데, 이에 대해선 “웃자고 한 얘기지만 불편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방송 캡처화면과 비판 의견을 정리한 글이 SNS상으로 퍼지며 비난 여론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논란이 과하다는 의견도 많다. 한 네티즌은 “출연진 대부분이 외국인인 상황에서 MC인 성시경이 한국 입장을 어느 정도 대변해야할 필요가 있지 않았나”라는 의견을 냈고, 어떤 이는 “방송을 보면서 별 문제를 느끼지 못했는데 이런 상황이 당황스럽다. 괜한 마녀사냥이 아닌가”라며 의아해 했다.
논란에 대해 임정아 PD는 “‘비정상회담’이 교양프로그램이 아닌 만큼 MC들의 의견개진 또한 자유롭다”며 “(출연자) 의견에 대한 공격, 토론 등이 활성화돼야 하지만, 패널들이 일반인들인만큼 상처를 주는 정도는 안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패널들의 다양한 시각과 토론을 더 지켜봐 달라”라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