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지아(본명 김지아·35)가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11일 밤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서 말이죠. 외계인설, 트랜스젠더설까지 돌 정도로 베일에 쌓였던 과거를 이제야 털어놨습니다.
서태지(본명 정현철·42) 이야기가 빠질 수 없습니다. 2011년 4월 결혼도 아닌 ‘이혼’ 사실이 알려지며 나라를 한바탕 떠들썩하게 한 장본인들이니까요. 방송 후 두 사람의 이야기는 또 한번 인터넷을 달구고 있습니다.
특히 2008년 8월 서태지 컴백 스페셜로 방송된 ‘북공고 1학년 1반 25번 서태지’가 재조명됐습니다. 여기서 서태지가 사랑과 결혼관에 대해 얘기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진행을 맡았던 배우 이준기와 한적한 숲 속에서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에서요.
이준기는 서태지의 ‘사랑’에 대해 물었습니다. 여자친구를 사귀어 본 적이 있느냐고요. “그럼요. 어렸을 때 많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이준기는 빈틈을 놓치지 않고 “활동을 할 때는 어땠느냐”고 물었고, 서태지는 “있어도 없다, 없어도 있다”라는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화제를 돌렸습니다.
하지만 결혼에 대한 질문을 피할 순 없었습니다. 이준기는 “결혼은 언제쯤 (할 것 같느냐)”며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습니다. 서태지는 “예전에는 결혼을 하고 싶었었다. 그랬는데 나이가 들면서 ‘꼭 결혼을 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물론 좋은 여자가 있으면 같이 살겠지만, 특별히 결혼식을 하거나 (혼인신고서에) 도장을 찍지는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1993년 미국 LA 한인 공연에서 처음 만난 서태지와 이지아는 1997년 10월 현지에서 결혼했습니다. 둘만의 결혼식을 올리고 혼인신고도 완료했다고 합니다. 서태지 소속사 측에 따르면 두 사람은 2000년 6월부터 별거해 2006년 1월 이지아가 이혼 관련 소장을 미국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법적인 부부관계는 2006년 8월 마무리됐죠.
불과 2년 전까지 ‘법적 유부남’이었단 사실을 잊기라도 한 걸까요? 부모님께서 결혼 얘기는 안 하시느냐는 질문에 서태지는 “예전에는 ‘장가 빨리 가라’고 하셨다. 31세 때쯤 (특히) 많이 그랬다”고 얘기했습니다. 그가 한국 나이로 서른 한 살일 땐 2002년이었습니다. 부인과 별거 중인 아들에게 빨리 결혼하라는 말이라니,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서태지는 이어 “하지만 지금은 (부모님께서) 내 생각을 이해하고 별 말씀 안하신다”며 “가끔씩 ‘언제 가냐?’고 묻곤 하신다”며 답변을 마무리했습니다.
해당 장면을 접한 많은 네티즌들은 황당해하는 반응일색입니다. 서태지의 마지막 발언을 두고 “‘언제 (또) 가냐’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왔습니다. 인터넷 여론은 “뻔뻔하다” “소름끼친다” “어쩜 이렇게 눈 하나 깜짝 안하고 거짓말을 할 수 있느냐”며 냉랭하기만 합니다.
서태지의 팬이었다고 밝힌 네티즌들도 “그 오랜 세월을 지켜봐왔지만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이다”라며 실망어린 탄식을 합니다. 재혼을 하고 새 가정을 꾸린 서태지는 11일 밤부터 참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겠습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