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일병 사건’ 목격자 “심폐소생술로 장기파열?…배를 지근지근 밟더라”

‘윤 일병 사건’ 목격자 “심폐소생술로 장기파열?…배를 지근지근 밟더라”

기사승인 2014-08-14 09:13:55
사진=군 인권센터

‘윤 일병 사건’의 핵심 목격자인 김모(21·전역) 일병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현장조사관에게 “가해자들이 윤 일병(21)의 배를 지근지근 밟았다. 심폐소생술에 의한 장기파열은 말이 안 된다”고 진술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겨레가 13일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통해 받은 인권위의 ‘28사단 현장조사 결과 보고 및 향후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김 일병은 “사인 중 하나가 장기 파열이라고 하는데, 가해자들은 이것이 심폐소생술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가해자들이 발로 피해자의 복부를 지근지근 밟는 등 심하게 폭행해 발생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김 일병은 사건 당시 의무대 입실 중 구타 현장을 목격했고, 4월 14일과 15일에 부대를 방문한 인권위 조사관에게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조사관에게 “언론에 윤 일병이 음식을 먹다가 폭행을 당해 기도가 막혀 사망했다고 나오고 있지만, 음식을 먹던 도중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며 “당일 윤 일병은 음식을 먹기 전부터, 먹는 도중, 먹은 후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도 밝혔다.

지난 2월5일 의무대에 입실한 윤 일병은 김 일병이 숨진 4월6일에 선임병들의 구타 상황을 목격했다. 그 뒤 28사단 보통군사법원 공판에 증인으로 신청됐지만 불출석한 뒤 천식으로 조기 전역했다.

보도에 따르면 윤 일병이 거쳐간 3개 병원 의무기록을 살펴본 서울지역 대학병원의 한 내과 전문의는 “장기손상을 집중 치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는 김 일병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소견이다.

이 전문의는 “국군양주병원 피검사 결과의 헤모글로빈 수치는 보통 성인남자의 절반 정도다. 출혈이 많지 않았다면 이렇게 떨어질 수 없다”며 “기록을 보면 항생제와 수액을 상당히 많이 투여한 것으로 나오는데, 이는 염증을 치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윤 일병이 냉동식품을 먹기 전부터 (장기에) 손상이 와서 염증 반응이 진행이 되고 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권위는 이틀 간의 현장조사를 마친 뒤 더 이상의 조사를 중단하고 윤 일병 가족들이 제기한 진정을 각하했다.

김현섭 기자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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