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대런 윌슨”, 백인 맞아? “말 못해”…美미주리 경찰, 10대 흑인 총 쏴 죽인 경관 ‘반쪽 공개’

이름은 “대런 윌슨”, 백인 맞아? “말 못해”…美미주리 경찰, 10대 흑인 총 쏴 죽인 경관 ‘반쪽 공개’

기사승인 2014-08-16 02:09:55
ⓒAFPBBNews = News1

미국 10대 흑인을 총격 사살한 경관의 이름이 공개됐다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 경찰서의 토머스 잭슨(아래 사진) 서장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지난 9일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에게 총을 쏜 경관은 대런 윌슨(Darren Wilson)이라고 발표했다.

잭슨 서장은 사건 이후 진상 규명을 외치는 시위대의 거센 압력을 받아온 끝에 경관의 이름을 공개하게 됐다. 하지만 잭슨 서장은 윌슨 경관의 인종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목격자는 앞서 백인 경관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경력 6년 차인 윌슨 경관은 사건 직후 휴직에 들어갔으며 징계 처분 등을 받은 전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잭슨 서장은 윌슨 경관이 숱한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윌슨 경관을 비롯한 경찰관들은 사건 당일 오전 11시 58분 편의점에 강도가 들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이 전한 경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숨진 브라운과 친구 도리언 존슨은 이날 오전 편의점에서 시가를 훔쳐 달아난 유력한 용의자와 인상 착의가 비슷했다.

윌슨 경관은 오후 12시 1분 길거리를 걷고 있던 브라운과 다른 남성을 발견, 총을 쏴 브라운을 사살했다.

경찰은 총격 직전 브라운과 일행 중 한 명이 경관을 차 속으로 밀어 넣어 경관의 총을 놓고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차 내부에서 최소 한 차례 이상 총성이 울렸다고 전했다.

이어 몸싸움은 차 바깥 거리로 이어졌고, 브라운은 수차례 총격을 받고 결국 사망했다.

경찰이 공개한 CCTV 화면에서 시가를 훔친 두 명의 남성 중 덩치가 큰 흑인은 옅은 색 셔츠와 카키색 반바지, 빨간색 모자를 착용했다. 살해 현장에서 발견된 브라운이 이 남성과 비슷한 복장을 한 것을 두고 경찰은 동일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퍼거슨 경찰은 범죄 용의자인 브라운이 폭력을 휘두르자 정당 방위 차원에서 윌슨 경관이 발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하지만 브라운의 친구인 존슨의 증언은 전혀 다르다.

존슨은 “브라운과 함께 길을 걷던 중 도로 바깥으로 나오라는 경관의 지시를 받았고, 그 경관이 브라운의 목덜미를 붙잡아 경찰차 안에 집어넣으려 했다”는 요지로 말했다.

이후 경관이 총을 발사했고 도망치는 브라운을 쫓아가 뒤에서 수차례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미국 흑인 사회는 분노로 가득 차 있다.

이 사건은 ‘백인 경관의 총에 희생된 흑인 청년’이라는 인종 문제로 비화되면서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나서 평화와 진정을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어 보인다.

경찰의 기록과 친구의 증언이 엇갈리며 ‘진실게임’ 양상이 돼 가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선 상태다.

김현섭 기자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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