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관심끌기’라도 좋아요, 계속 부어줘요”…루게릭병 사망자 자녀의 절절한 호소

“그냥 ‘관심끌기’라도 좋아요, 계속 부어줘요”…루게릭병 사망자 자녀의 절절한 호소

기사승인 2014-08-21 22:16:55
화면 캡처

자신의 아버지가 루게릭병으로 숨졌다고 밝힌 한 해외 네티즌이 “그저 관심끌기라도 좋으니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글쓴이는 지난 17일 SNS 텀블러에 “아버지는 30년 전인 내가 3세 때 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루게릭병)로 돌아가셨다. 아버지가 36세, 어머니가 33세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신이 ALS에 걸린다면 일어날 일들”이라며 “근육이 서서히 멈추기 시작한다. 제 아버지의 경우는 먼저 손 한쪽을 못 쓰게 됐고 그 다음 팔, 그 다음 다른 쪽 팔을 못 쓰게 됐다. 그리고 걸을 수가 없게 됐고, 음식을 못 삼키고, 숨을 못 쉬고, 결국 돌아가셨다”고 설명했다.

글쓴이는 “제 어머니는 종종 욕실에서 남편과 갓난 아이 중에 누굴 도울 것인지 선택해야 했다”며 “어머니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ALS 협회의 필라델피아 지부를 맡으셨다. 여러 이름들이 써져있는 메모지로 가득 찬 구두상자가 전부였던 그것은 지금 수백만 달러와 많은 직원들을 가지고 있는 단체가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전 세계를 무대로 퍼지고 있는 것에 대해 “사실 아직까지도 이 모든 게 완전히는 믿어지지가 않는다. 방금 제 어머니가 ‘르브론 제임스가 아이스 버킷 챌린지를 했어’라고 이메일을 보냈다. 정말 이게 현실인가요? 저는 계속해서 ‘와 세상에’ 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금까지 1000만 달러가 넘게 모였고 지금도 그 금액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글쓴이는 “이것이 ‘선전용 놀이’라고 해도 상관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그저 유행에 따라서 관심을 끌기 위해 한다고 해도 상관없다. 제 남은 일생동안 ALS에 대해 말하기 위해 ‘그 아이스 버킷 질병있잖아’라고 해야 한다고 해도 상관없다”며 “제발 얼음물을 여러분들의 머리 위로 계속 부어 달라”고 강조했다.

그가 이처럼 이유여하를 막론한 동참을 호소하는 것은 루게릭병 환자와 그 가족들의 삶이 그만큼 괴롭고 힘겹다는 의미다. ‘루게릭병에 관심이 없는 홍보용이라면 차라리 참여하지 말라’는 일각의 목소리에 일침이 될 수 있는 한마디이다.

우리나라 배우 이켠도 21일 SNS에서 “루게릭병이 뭔지는 알고들 하는 건가. 재미삼아 즐기는 것이면 하지 마”라고 했다가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라는 사과와 함께 아이스 버킷 챌린지에 참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는 미국 ALS 협회에서 루게릭병의 치료법을 개발하고 환자들을 돕자는 취지에서 고안한 캠페인이다. 캠페인 동참에 지목을 받은 사람은 24시간 내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100달러를 기부하면 된다. 실질적으론 얼음물 샤워 이벤트와 함께 기부까지 한다.

아이스 버킷 탤린지는 최근 국내외 유명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SNS에서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가수 정은지, 전효성, 션, 육지담, 야구선수 류현진, 이진영, 배우 클라라, 류승룡 등이 참여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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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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