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FIFA 랭킹 57위) 축구 대표팀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16강전 1대2 패) 이후 4년 만에 열린 우루과이(6위)와의 맞대결에서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하고 석패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우루과이를 상대로 ‘32년 무승’을 이어갔다.
신태용 코치가 임시로 지휘봉을 잡은 한국은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23분 호세 히메네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사진 가운데)에게 헤딩 결승골을 내줘 0대1로 패했다.
한국은 우루과이와의 역대 전적에서 1무6패가 됐다. 1982년 첫 맞대결에서 2대2로 비긴 이후 32년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9월 A매치 일정을 모두 마친 태극전사들은 새로 부임한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의 지휘 속에 10월 예정된 두 차례 평가전에 나설 예정이다.
포백(4-back)을 기반으로 ‘변형 스리백’ 전술을 예고한 신 코치는 중원에 박종우(광저우 부리)-이명주(알 아인) 조합을 꾸렸고 수비형 미드필더 겸 센터백 요원으로 기성용(스완지시티)을 내세웠다.
최전방 공격라인에는 이동국(전북)을 정점으로 좌우 날개에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을 내세웠고, 수비라인에는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김영권(광저우 헝다), 김주영, 차두리(이상 서울)를 배치했다. 골키퍼는 이범영(부산)이 맡았다.
우루과이는 몸값 6450만 유로(약 860억원)에 달하는 특급 공격수 에디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를 비롯해 11명의 선발 선수 가운데 10명이 브라질 월드컵에 나선 ‘정예 멤버’로 나섰다.
앞서 베네수엘라 전에서 3대1 승리를 거둬 사기가 오른 한국은 전반 1분 만에 손흥민이 왼쪽 측면 돌파로 슈팅 기회를 만들면서 우루과이 수비진을 깜짝 놀라게 했다. 하지만 우루과이도 전반 11분 아벨 에르난데스(팔레르모)의 헤딩 슈팅이 한국의 오른쪽 골대를 살짝 빗나가는 등 반격에 나섰다. 에르난데스는 3분 뒤에도 한국 수비진으로부터 흘러나온 볼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강력한 슈팅을 시도하며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수비 전열을 가다듬은 한국은 수비와 중원의 숫자를 늘려 우루과이의 돌파를 막아내면서 측면 돌파를 통한 공격에 집중했다.
한국은 전반 44분 오른쪽 수비수 차두리가 기동력을 활용한 오버래핑에 나서 손흥민에게 패스했고, 손흥민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전반을 득점 없이 마친 한국은 후반 3분 코너킥 상황에서 기성용의 헤딩 시도를 신호탄으로 공세를 펼쳤지만 우루과이의 수비를 뚫진 못했다.
잠시 숨을 죽였던 우루과이는 후반 17분 빠른 역습 상황에서 에르난데스가 단독 돌파에 이어 강한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골키퍼 이범영의 선방에 막혔다.
힘겨운 공방을 이어가던 한국은 결국 후반 23분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우루과이는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히메네스가 골대 정면에서 번쩍 솟아올라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히메네스 주변에 한국 수비수가 2명이나 있던 상황에서 내준 허탈한 실점이었다.
한국은 후반 41분 손흥민의 슈팅 시도가 골키퍼에 막혔고, 연이은 상황에서 기성용의 헤딩 슈팅마저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불운까지 겹치며 분루를 삼켜야 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