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신생아들이 중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12일 경북 안동시보건소 등에 따르면 이모(29)씨는 지난 5일 오전 10시 47분 안동의 A산부인과 병원에서 둘째 딸을 제왕절개로 출산했다. 건강하게 태어난 아이는 가족들의 확인을 거친 뒤 체온 유지를 위해 신생아실 인큐베이터로 옮겨졌다.
그런데 이씨 부부는 다음날인 6일 오전 6시 45분 병원으로부터 “아이가 청색증이나 패혈증 증상을 보이고 숨을 잘 쉬지 않아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119구급차로 딸을 인근 병원으로 이송한 이씨 부부는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었다. 병원에서 “화상 전문 병원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아이는 청색증, 패혈증 증상을 보인 것이 아니라 등과 엉덩이 등에 중화상을 입은 것이다. A산부인과 병원이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다.
또다시 응급차를 이용해 서울 화상전문병원으로 간 이씨 부부는 딸이 등과 엉덩이에 4도 이상의 화상을 입었다는 진단을 받았다.
뒤늦게 진상 규명에 나선 이씨 부부는 A산부인과에서 ‘신생아들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인큐베이터 내에 전기 매트를 깔아두었는데 오작동한 것으로 보인다’는 말과 ‘같은 인큐베이터에 있던 또다른 신생아도 화상을 입었다’는 진술을 받았다. 또 병원으로부터 “화상에 대해 100% 과실이 있음을 인정한다”는 요지의 각서를 받는 한편 해당 전기 매트도 확보했다.
이씨의 남편 안모(29)씨는 “A산부인과는 처음에는 아이가 화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숨기다 큰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 화상으로 드러나자 뒤늦게 이를 인정하는 등 사실을 숨기는데 급급했다”며 격분했다.
A 산부인과 병원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밝혔다.
안동시 보건소는 인큐베이터 안에 깔아둔 전기 매트가 오작동했거나 간호사 등이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