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수액주사(링거)를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캐나다 국빈 방문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참석 등 닷새간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는 박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밤 수행 의료진의 권고로 링거를 맞았다고 25일 전했다. 이는 체력 소진을 우려한 컨디션 조절 차원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국내에서부터 한·캐나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유엔 다자협의의 성공을 위해 미리 준비와 공부를 많이 했다”며 “캐나다에 도착한 이후 어제까지 FTA 체결과 에너지 기술 협력, 유엔 다자회의, 그리고 3차례 양자회담을 위해 하루 2∼3시간씩 쪽잠만 자는 등 강행군을 계속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수행원들이 일정을 따라잡기에도 힘에 부칠 정도였다”며 박 대통령이 데뷔무대이기도 한 유엔에서 매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냈음을 강조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유엔 일정이 촘촘하게 짜인 이유에 대해 “연례적으로 개최되는 최대 다자 국제회의의 속성상 전세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드문 기회인 만큼 주요 국제문제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내용의 협의를 하고 한 해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야 할 필요성 때문에 다양하고 분주하게 행사를 소화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69차 유엔총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유엔 무대에 공식 데뷔했다.
브라질, 미국, 우간다, 스페인, 모리타니아, 칠레에 이어 7번째로 단상에 오른 박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이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대신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떤 지역을 막론하고 분명히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며 일본을 간접 압박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절대빈곤과 기후변화 등 국제사회 당면과제에 대한 한국의 기여방안을 설명한 뒤 한반도 평화통일의 당위성을 강조했으며, 유엔이 앞장서 DMZ(비무장지대) 세계생태평화공원 건설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유엔이 인류 공동의 가치를 공고히 지켜나가고 글로벌 거버넌스의 중심 기구로 자리매김해 나가는 숭고한 여정에 대한민국은 응분의 역할을 다해나갈 것“이라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날 연설에서 박 대통령이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총 22차례를 언급한 ‘평화’였다. 이어 북한(16차례), 인권(14차례), 한반도(10차례), 통일(6차례) 등이 뒤를 이어 자주 사용됐다.
지난 1991년 유엔 가입 이후 우리나라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한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1991년, 1992년), 김영삼 전 대통령(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2000년), 노무현 전 대통령(2005년), 이명박 전 대통령(2009년) 등에 이어 이번이 7번째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