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경기도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전 2시 23분 부천시 중동의 한 공원에서 이 경찰서 소속 A(여) 경사와 같은 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B 순경이 애정 행위를 하다가 동료 경찰관에게 적발됐다.
공원 인근을 지나가던 한 여고생이 “남녀가 공원에서 옷을 벗고 성행위를 하고 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사복 차림의 이들은 상의는 입은 채 속옷을 포함한 하의는 모두 내린 상태로 벤치에 앉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전날 저녁 동기 경찰관 2명과 함께 술을 마시고 헤어진 뒤 만취 상태로 공원에서 애정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근무조는 아니었던 이들은 “연인 사이이며 성관계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자체 감찰 조사만으로 징계 절차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형법 제245조의 공연음란죄는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하도록 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대법원은 2000년 대중 앞에서 알몸을 노출한 한 피고인의 상고심에서 “불특정 또는 다수가 알 수 있는 상태에서 성기를 노출한 것은 보통인의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쳐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음란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이들이 해명한대로 실제 성행위를 하지 않았더라도 공공장소에서 속옷을 포함한 하의를 모두 벗어 신체를 드러낸 것은 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경범죄처벌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과다노출자는 여러 사람의 눈에 띄는 곳에서 공공연하게 알몸을 지나치게 내놓거나 가려야 할 곳을 내놓아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을 준 행위자다.
이 개정안에서 과다노출이 될 수 있는 기준은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이다. 이들을 목격한 여고생이 불쾌감을 느끼지 않았다면 112에 신고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원미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고의성 등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형사 입건할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형사 입건 대신 징계위원회를 열고 품위 유지 의무 위반으로 이들에게 각각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섭 기자